"문화산업 지원명목으로 식품 대기업 부당지원"
지난 2년간 재벌기업에 총1536억원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이 수행하는 문화컨텐츠 지원사업과 관련해 부당행위가 이뤄져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원취지와는 무관한 기업들에 대출을 시행하고, 개중에는 탈세기업도 포함돼 있어 정책금융 운영방식에 대한 의문점이 던져진 것이다.
30일 홍종학 민주당 국회의원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수은은 문화컨텐츠 사업 금융지원을 하면서 문화산업과는 관계가 없는 식품산업에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은 수출 파급효과가 탁월한 한류 콘텐츠 등 문화사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012년 1340억, 올해 1800억원 규모의 수출입 금융지원 사업을 시행중이다.
문제는 문화산업 진흥을 명목으로 하는 금융지원에서 식품산업이 포함될 만한 법적인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
문화산업 진흥 기본법 제2조에 따르면 문화산업은 영화와 음악, 출판, 방송, 문화재, 애니메이션 산업 등으로 규정돼 있다. 수은이 문화산업 지원을 명목으로 식품기업에 대해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셈이다.
홍종학 의원은 "식품산업이 문화산업이라는 명확한 법적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근거가 미약하다"면서 "이래서 이명박 정부의 '영부인 프로젝트'라 불렸던 한식세계화 정책에 발맞춰 수은이 식품기업들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수은은 지난해부터 한류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식품산업에 대해 584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전체 대출지원금의 43.6%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울러 수은은 식품산업 중에서도 지원 필요성이 낮은 C모 재벌기업에 대해 총 540억원을 지원했다는 것이 홍 의원의 지적사항.
홍종학 의원은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 현황 자체만을 볼 때도 수출입 금융대출 지원 필요성이 낮은 재벌기업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벌기업에 대한 수은의 지원비중은 지난해 63.5%, 올해 40%에 달하는 등 금융지원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편 막걸리 제조업체 '이동주조'의 경우 지난 5월 탈세혐의가 인정돼 국세청에서 면허취소가 됐음에도 수은의 계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수은은 '비록 탈세를 했지만 지난 7월 국세청으로부터 주류 제조면허를 재취득해서 최근 금융지원을 연장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반면 홍종학 의원은 "한번 탈세한 기업에 대해 공적기관인 수은이 금융을 지원함은 법적 정의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