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보험사들이 직장인 신용 대출 자격을 가입자로 한정, 일반 고객에 대해서는 차별을 해오고 있다.
신용 대출 심사는 소득 수준과 신용 등급을 평가해 승인 여부를 가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사(自社) 상품에 가입한 경우만 대출 자격을 허용하고 있는 것.
보험사들은 또 대외적으로 이 같은 자격 조건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내부 규정에 의해서만 운영,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이 같은 대출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S생명의 경우 최소 1년 이상 자사 상품에 보험료를 납입한 고객만 신용 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생명보험사는 기존의 자사 상품에 가입했거나 내부적으로 선정한 우량기업 소속 직장인에게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일반은행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차주의 신용 평가를 하는 것과 같이 리스크 관리 차원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험 가입 여부와 신용 평가 심사는 사실상 큰 상관관계가 없어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신용 평가를 이유로 가입 여부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또 "보험 가입 실적이 있으면 이자를 할인해주는 방식은 가능해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명 '꺾기'로 불리는 금융 상품 강제 가입의 경우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당국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이 오히려 보험사 대출을 가로막기도 한다.
보험사들은 대출을 빌미로 보험에 가입시키는 것이 현행 감독규정상 불가능하자, 반대로 보험 가입자에게만 대출을 허용해 역차별이 일고 있는 것.
따라서 반대로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차주 스스로 보험 가입을 신청해도, 꺾기 금지 규정에 따라 최소 수개월이 지나야 대출 자격이 주어진다.
만일 보험 가입 후 대출이 실행된 사실이 적발되면 보험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된다.
한 직장인은 "보험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했으나 금융감독원 규정상 가입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해야 한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신용 대출과 별개로 약관 대출을 운영, 보험 가입자에게만 납임금을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용 대출도 신용에 의한 심사가 아닌 담보대출의 성격에 의해 운영돼 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