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印尼 경제협력의 상징...‘크라카타우 포스코’ 가동원년 영업익 흑자목표
제선, 제강, 압연 등 갖춘 동남아시아 최초 일관제철소
수교 40주년 양국 경제협력 활발, 포스코 투자확대 신호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100㎞ 떨어진 칠레곤. 자바섬의 조용한 어촌이었던 이곳이 지금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철강도시로 떠올랐다.
포스코가 현지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KRAKATAU STEEL)과 손잡고(7대3비율로 합작) 건립한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가 완공을 눈앞에 뒀기 때문이다. 제선과 제강, 압연 등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이곳은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고로제철소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착공에 들어갔고 현재 종합공정률 90%로 시운전 중이다. 오는 12월 1단계 공장 설비가 가동되면 슬라브 180만톤과 후판 95만톤을 생산하게 된다.
후판 생산량 가운데 70%는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나머지는 인근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적인 건설을 통해 총 600만톤 규모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지난10월 18일에는 첫 코크스도 생산했다. 쇳물을 뽑아내기 위한 재료 준비작업을 마친 셈이다.
■ 글로벌 철강사 입지 확보...성장성 높은 동남아 시장 공략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을 통해 글로벌 철강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000만명의 거대시장이자, 6억명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아세안(ASEAN)의 핵심국가다. 연평균 6% 이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철강 수요가 탄탄하다. 인도네시아는 철강 생산의 주원료인 철광석(22억톤)과 석탄(934톤 추정)도 풍부해 싼 값에 쇳물을 뽑아낼 수 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가동원년인 2014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포항제철소가 가동원년 흑자를 달성하는 전통을 세웠지만 전 세계 철강사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신생 철강사가 가동원년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스틸은 조기 경영 안정을 위해 판매처를 확대하고 수익성 향샹하기로 뜻을 모았다.
■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원가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확보
이미 내년에 생산할 슬라브 180만톤 중 150만톤을 크라카타우스틸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내수 철강시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으로 수출가 대비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는다. 슬라브와 후판의 내수 판매가는 수출가 대비 각각 30달러, 90달러 정도 높아 빠른 시일에 흑자시현을 기대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산 저가 원료를 적극 활용해 원가도 낮출 계획이다. 인니산 철광석은 수입산 철광석 대비 약 15%저렴하다. 싼 대신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포스코의 저원가 조업기술을 적용하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향후 저가 철광석의 사용량을 30%까지 확대해 500억 이상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동남아 유일의 고로방식 제철소에 걸맞게 고품질·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비중을 늘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 판매망 기 확보, 포스코 전계열사 총출동...정부도 적극 지원
해외 판매길도 열었다. 최근 포스코와 크로카타우 포스코, 동국제강은 슬라브 거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와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연간 30만톤의 슬라브를 동국제강에 공급할 계획이다.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늘면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까지 판매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고품질 슬라브와 후판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의 해외 첫 일관제철소 건설에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도 총출동했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에 포스코 출자자인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포스코ICT, 포스코파워 등이 건설 및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고로, 소결, 제강공장 등 일관제철소 건설에 촐괄을 맡았으며 포스코파워는 현지 전력 공사 대비 93% 수준 단가로 200MW기력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또한, 포스코ICT는 EIC 엔지니어링 및 IT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포스코켐텍은 내화물 EPC 수행 및 석회소성로 건설, 화성부산물 처리설비를 건설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엠텍은 인도네시아에 알루미늄탈산제 공장을 설립했다. 알루미늄탈산제는 고로에 담긴 철광석의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쓰이며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에 연 9000톤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철강재의 해외 수출 및 내수판매를 지원하며 현지 신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도 팔을 걷어 부쳤다.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최근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말 인도네시아에 준공될 포스코 제철소가 투자 확대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며 일관제철소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향후 2단계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애로사항 해결을 요청했다. 양국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세파(CEPA)가 타결될 예정이며 이 기틀이 마련되면 교역과 투자 협력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