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대상기업 전년比 16% 증가
은행권 대손충당금 부담 2800억 늘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경영악화를 겪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이 실시한 정기 신용위험 평가 결과, 올해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에는 상장사 1곳을 포함해 총 112개사가 선정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5.5% 증가한 수치. 워크아웃이 추진되는 C등급에는 54개사, 퇴출기업으로 분류되는 D등급에는 58개사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은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늘어난 것에 대해 "경기침체기에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채권은행들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3개사로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골프장 운영업 등 오락·레저서비스업체 중 23곳이 선정됐다.
제조업의 경우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경영실적 악화가 이어졌고,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레저산업도 이번 폭풍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은행권의 부담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월까지 이들 112개 기업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액은 총 1조750억원. 앞으로 은행들은 총 5735억원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며, 이미 적립해놓은 충당금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2789억원의 추가 적립이 요구된다.
충담금 부담이 늘어날 경우 현재 13.88%인 은행권 BIS 자기자본비율은 13.86%까지 하락할 것으로 금감원은 추산했다.
한편 금감원은 재무구조개선이 필요한 기업들이 채권은행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종전의 신규여신 중단 조치 외에도 회사채 및 CP(기업어음) 발행을 제한시켜 구속력을 강화할 계획.
동양 사태와 같은 위기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부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영제 부원장은 "살릴 수 있는 기업에는 적극적인 지원을 하되, 살릴 수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부실 확대 및 시스템리스크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최수현 금감원장도 "동양에서의 교훈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선제적으로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기업들의 사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