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수 보전 방식 두고 지방세법 개정안 협의 난항
부동산 취득세 영구인하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거듭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여당이 지난 4일 정기국회 제1처리 법안으로 내세우며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8일 현재까지 지방세수 보전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열쇠'는 상대에게 있다며 협의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어 11월 내 법안 통과가 불투명할 전망이다.
앞서 새누리당 김기현·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7일 지방세수 보전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는 지난 6일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지방세법 개정안과 관련, 지방세수 보전 방식을 놓고 여야가 진통을 겪자 마련된 것이었다.
정부·여당은 연간 2.4조원으로 추산되는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에 대해 지방소비세율을 6%p 인상을 통해 보전하기로 했지만 2014년 지방세율을 현행 5%에서 3%p 인상한 8%로, 2015년은 11%로의 단계적 인상을 합의했다.
그러면서 2014년의 부족분을 정부 예산 예비비를 통해 1.2조원 충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년부터 즉각적으로 11％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실제 내년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 민주 "내년 부족분 예비비 충당, 지방 부담…즉각 지방세율 11% 인상" =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취득세 인하는 법을 바꿔야 하는만큼 지방세수 보전 역시 그에 맞게 해야 한다"며 "부족분을 메울 뜻이 있다면 제도로서 반영을 해야 한다. 그게 정부가 할 일인데 야당이 챙기고 있다. 중앙과 지방이 나뉜 것도 아닌데 예비비로 메운다는 것은 안하겠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긴급한 일이 발생해 예비비가 모자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이건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지방세율 11%를 바로 인상하는 게 전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여야 합의 일정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미 패를 다 보여줬다. 클리어하게(깨끗하게) 가자는 입장이다. 열쇠는 정부여당이 갖고 있다"며 "정부가 원하는 취득세 영구 인하, 소급 적용도 인정했다. 단, 지방세수 부족은 제도로 바꾸라는 것. 예비비는 안 된다는 거다. 이것만 받아들이면 언제든 협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새누리 "전세가 폭등 등 긴급 상황에 억지 부려…국민이 가만있지 않을 것" = 새누리당 역시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김기현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 주장대로 6%를 바로 올리면 세수가 많아져도 지방간 세수편차가 커진다. 때문에 단계적으로 3%를 먼저 올려 서울-지방 간 격차를 확인하고 불균형한 지역에 예비비를 차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일단 운영을 1년간 해보고 나서 3%를 추후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예비비로 안 된다는 것도 다른데 쓸 것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취득세 인하 보전용으로 목적 예비비를 만들어서 그 외에는 못 쓰도록 부대조건을 단다. 그거마저 정부를 못믿겠다면 왜 예산안은 심의하느냐"며 "이런 것을 모를 리 없는데도 무조건 발목잡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도 "지금 전세가 폭등으로 잔금 치르는 사람들이 아우성"이라며 "이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시급하게 처리를 해야지, 언제까지 붙들고 있을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도 "키(열쇠)는 저쪽(민주당)에 있다. 다른 건 다 합의를 해놓고 보전 방식 문제로 지연시킨다면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못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에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김진태 검찰청장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대정부 질문 일정이 연이어 있고, 법안통과 본회의가 15일 하루뿐이다. 또한 법안 소관 상임위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차기 법안 심의가 내달 초에나 있어 여야 간 특별한 합의가 없을 경우 법안 통과는 12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특검 공조'를 다지고 있고, 중점처리 법안에 대한 여야 공통 법안이 전무한 상황이라 접점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