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선회
사실상 박 전 부사장 단독유출 결론
금융감독원이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박동창 전 부사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당초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선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11일 금융감독원은 KB금융지주(2013년 2월 22일~3월 29일)에 대해 종합검사를 실시한 결과 미공개 정보 부당제공 등 법규 위반사항이 확인됨에 따라 기관에 대해 '기관주의', 어윤대 전 회장은 '주의적 경고', 박동창 전 부사장은 '감봉 3월'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KB금융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도 처벌 수위 조절을 위해 장고를 거듭해 왔었는데 당초 정직 3월과 문책경고 등 중징계 요구가 제재심의 과정에서 대폭 완화된 것이다.
이번 종합검사의 포커스는 박 전 부사장이 미국 사설 주총안건 분석기관 'ISS'에 비공개 정보를 유출한 사건에 어윤대 전 회장이 협의 공모를 했는가 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박 전 부사장이 단독으로 정보를 유출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 결과와 관련 "박 전 부사장은 KB금융지주 주주총회의 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주주의 투표권행사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대외유출이 엄격히 금지된 2012년 이사회 안건자료 등 미공개정보를 ISS에 부당 제공했다"며 "어 전 회장은 상기 사실을 보고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감독자로서의 직무를 태만히 함으로써 KB금융지주의 공신력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호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ISS에 유출된 정보는 대외에 공개할 수 없는 극비자료였다"며 "의원실에서 확보한 제보에 따르면 어 전 회장과 박 전 부사장은 ISS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만나 30여분간 면담을 하는 등 사전 교감을 했다"며 어 전 회장 등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