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의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12일 공판에서는 해외조세포탈에 대해 변호인측과 검찰측의 공방이 오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이날 마지막 쟁점으로 해외조세포탈 부분에 대해 공소사실을 반박하는 변호인의 의견 설명으로 공판을 시작했다.
이 회장측 변호인은 해외 페이퍼컴퍼니인 SPC가 독립된 법인격을 갖고 있어 납세의무자는 이 회장이 아니라 SPC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또 당시 이 회장은 양도소득세 등에 대한 과세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납세의무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납세의무자라고 하더라도 조세포탈죄의 경우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있어야 하지만 이 회장의 경우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없어 조세포탈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해외 페이퍼컴퍼니(SPC)는 오로지 이 회장을 위한 특별한 회사가 아닌가 한다"며 "변호인들이 SPC가 거래 당사자로 독립된 실체를 갖고 있는 납세의무자라고 주장하지만 로이스톤 등 4개 SPC의 사업목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행위를 했는지 전혀 설명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의 재산관리를 위한 목적을 밝혔는데 그렇다면 이 회장이 회사 자금을 횡령한 부분을 인정한다는 것 아니냐"며 이 회장측을 압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본질이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행세하면서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회사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기위한 것으로 조세포탈을 위한 차명 거래"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해외 금융기관을 이용해 SPC 명의를 두고, 다시 회사 임원을 명의자 하고 그 뒤에 이 회장이 있다"며 "이중 삼중으로 명의자를 숨기면서 과세를 어렵게 한 죄질이 나쁜 조세포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회장측의 명의신탁 약정이 없다"며 "이를 근거로 차명거래라는 공소사실에 대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이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거래한 것 자체가 죄질이 나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주인수권부전환사채(BW)에 대해 이 회장측은 당시 신주인주권에 대해 양도소득세 과세 근거가 없었고, 나중에 과세 근거 이후 거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부정행위 의도가 없어 조세 포탈죄로 다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신주인수권 취득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신주인수권을 취득한 다음 행사시에 주식을 취득할 때는 과세 근거가 있는 상황이었으며, 검찰의 공소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해외 조세포탈 부분에 대한 쟁점까지 정리하면서, 다음 기일에는 앞으로 공판 진행의 총 스케줄을 짜겠다고 밝히면서 신청할 증인과 주심문 시간 등 필요한 준비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 회장은 상태가 호전 돼 10말 퇴원했으나, 11일 다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측은 이 회장의 상태가 악화돼 다시 입원했다며 조만간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