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정기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전방안의 핵심인 지방소비세율(부가가치세 중 지방으로 이양하는 비율) 인상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몇 %를 인상할 것인지, 최종 몇 %까지 인상할 것인지가 포인트다.
새누리당은 현재 5%인 지방소비세율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11%까지 6%p(2014년 3%p, 2015년 3%p) 인상하고, 2014년 부족분은 정부 예산 예비비를 통해 충당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내년 한꺼번에 6%p를 올리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취득세 인하를 전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지방소비세율을 5%p 올리기로 약속했다며, 최종 16%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취득세 인하 소급 적용 방침에는 여야가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았지만, 세수부족분을 보전하는 방식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 여야, 지방세수 보전 하긴 해야 하는데…'동상이몽(同床異夢)' = 기본적으로 현재 새누리당의 입장은 정부가 당초 내놓은 지방세수 보전방안과, 민주당의 입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안에 반발하며 요구한 내용과 같다.
지난 9월 말 정부는 취득세 영구인하로 인한 세수감소분 2조4000억원을 지방소비세율의 단계적 6%p 인상(2015년 지방소비세율 11%)을 통해 메운다는 지방재원보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자체는 16%까지 지방소비세율을 높여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상황까지 이어졌다.
지난 6일에는 안전행정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지방세법 개정안과 관련, 지방세수 보전 방식을 놓고 여야가 진통을 겪었다.
이튿날인 지난 7일 새누리당 김기현·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이 지방세수 보전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지만 역시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내년 6%를 바로 올리면 세수가 많아져도 지방간 세수편차가 커져 단계적으로 3%를 먼저 올려 서울-지방 간 격차를 확인하고 불균형한 지역에 예비비를 차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일단 1년 운영 해보고 3%를 추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정책은 내년부터 적용되는데 대책은 2년에 걸쳐 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예비비를 지방재정 보전에 사용한다는 것도 예비비 목적에 맞지 않다"고 맞섰다.
□ 11%, 15%, 16%, 20% …관련 법안만 우후죽순(雨後竹筍) =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소비세율 인상 관련 법안들 역시 그 내용과 방법이 모두 제각각이다.
지난 7월2일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지방소비세율을 내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매년 3%p씩 단계적으로 올려 최종 20%까지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정부에서 내놓은 단계적 3%p 인상안과 같은 모양새이긴 하지만 그 기간을 5년으로 책정, 2년 동안 3%p씩 올리자는 정부의 입장과 차이를 뒀다.
정 의원은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납부세액 중 5%를 지방소비세 형태로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고 있지만 주민복지사업과 지역의 공공서비스 기반 확충에 소요되는 비용의 급속한 증가추이를 고려할 때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앞으로 5년간 3%p씩을 단계적으로 올려 지방재정난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지난달 30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9월에 내놓은 정부안과 동일하다. 현재 부가가치세 대비 5%인 지방소비세율을 최종적으로 11%까지 6%p 올리되, 내년에는 8%로 3%p 인상토록 한 것이다.
황 의원은 "취득세 인하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분이 연간 2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안이 적용되면 지방소비세의 연간 실질 세수 증가액도 2조4000억이 돼, 지방세수를 보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같은 당 류성걸 의원 역시, 지난 7일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최근 민주당 일각에선 여야 양측의 의견을 절충한 형태의 법안도 발의됐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지난 18일 지방소비세율을 향후 5년 동안 매년 2%p씩 단계적으로 올려 결과적으로 15%까지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안이 통과될 경우 2014~2018년 기간 동안 총 23조8794억원의 부가가치세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같은 기간 동안 지방재원은 총 14조4447억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가세수 감소분만큼 지방재원이 증가되지 않는 이유로는 국세인 부가가치세가 감소함에 따라, 이에 영향을 받는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