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의원,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대표발의
증권회사 절반 가량이 예금자보호 대상이 되는 부보(負保)대상이 '0원'임에도 불구하고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증권회사의 45.9%가 예금자보호 대상이 되는 부보대상이 '0원'임에도 예금보험공사에 특별기여금을 해마다 강제로 납부하고 있었다.
예금보험공사가 5000만원 이하로 보호해주는 대상을 부보대상이라고 표현하는데 45.9%의 증권회사는 부보대상 금액이 '0원'이기에 부도가 발생할 경우에도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
2009년 제정된 자본시장법에는 고객의 주식예탁금은 전액 (주)증권금융에 별도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실제로 증권회사의 부도가 발생해도 고객의 주식예탁금은 증권금융의 별도예치분으로 보장받게 된다.
즉 부보대상 금액이 아무리 많아도 증권회사가 실제로 예보로부터 보험료를 지급받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민 의원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예금보험공사에 예보료를 내고 있는 증권회사는 5년 누적 합계 579개이며 연평균으로 치면 115.8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 5년 누적 합계 266개의 증권회사가 부보대상이 0원인데 이들이 사실상 필요로 없는 특별기여금을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해 오고 있다는 것이 민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민병두 의원은 지난 19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는데 핵심내용은 주식예탁금 중 증권금융에 별도 예치되는 부분은 부보대상에 해당하는 예금 등의 정의에서 제외하는 것이며, 연간기준 부보대상 금액이 0원인 경우에는 보험료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부보대상에 해당하는 예금이 없는 증권회사의 경우 예금보험공사 보험료를 내지 않도록 법률에 명시한 것이다.
민 의원은 "보험의 기본 원리는 예금자보험이든, 민영보험이든 위험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대상으로 위험을 분담하는 것"이라며 "만일 위험이 가장 적은 자산을 보험 대상으로 간주해 연간 수백억원의 보험료를 걷는다면 그건 보험제도를 빙자한 국가의 폭력이며, 관치금융의 횡포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현행 예금자보호법과 그로 인해 증권회사들이 납부하고 있는 부당한 예보료는 관치금융의 횡포로 자본시장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예금보험공사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 중소 증권회사 통폐합에만 신경쓰지 말고 막무가내식 관치금융의 반성과 제도개선을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