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가까이 계속되는 경기 침체의 여파는 중산층에도 큰 타격을 줬다.
가계 부채 1000조원, 하우스 푸어(House poor), 채무 조정 제도 등 '빚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권의 주요쟁점이 됐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직후인 만큼 가계 빚 문제는 경제정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저소득층 채무 조정 제도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어 원리금을 감면시키겠는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행복기금은 소득에 관계없이 6개월 이상 연체한 50만원~1억원의 빚을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 채무 감면 비율은 연령, 급여, 부양가족, 연체 기간 등을 심사해 정해진다.
실제로 이 같은 공약이 실행되면서 지난달 31일 국민행복기금 신청이 마감됐다. 총 24만7000명이 신청, 이 중 21만4000명에 대해 채무 감면 승인이 떨어졌다.
정부는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 연체에 한해 내년 1월까지 국민행복기금 신청을 연장할 방침이다.
문제는 1년이 지난 후에도 국민행복기금이 채무자 간 차별을 형성하고 금융 질서를 저해한다는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민간 연구 기관의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공약을 지키기 위해 빚을 감면해주는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을 시행한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금융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행복기금 지원자의 평균 소득이 연 484만원, 1인당 채무액이 1147만원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볼 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채무자 중 일부는 차별을 받는다는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그동안 은행들은 채무자가 연체를 하기 전 미리 원금 및 이자를 조정해주는 프리워크아웃(pre-workout)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장기간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을 유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운영된 채무 조정 제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채무자들이 혜택을 입은 것은 사실이나,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집값 상승을 유도해도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하우스 푸어 등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