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 붙은 관세청-국세청, 승자는 과연 누구?

지하경제 양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양대 세입기관인 관세청과 국세청이 한 판 제대로 붙었습니다. 대규모의 세수결손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두 세입기관이 뜬금없이 한 판 붙었다는 소식에 놀랄 법도 한데요.

연초 정보공유 문제로 삐걱거렸던 두 기관이 연말을 앞두고 실적쌓기에 급급해 사이가 소원해졌을까 싶지만 사실은 그런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두 기관이 지난달 30일 인천 송도LNG 야구장에서 열린 제32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기 결승전까지 올라가 맞붙었던 것입니다.

기재부장관기 야구대회는 주관부처인 기재부를 비롯해 외청인 관세청, 국세청 등과 산하 공공기관인 자산관리공사, 조폐공사 등 총 15개팀이 참여하며 올해 벌써 32회째를 맞는 역사가 깊은 대회입니다.

이 대회에는 우리나라 세입과 세출, 경제와 관련한 내놓라 하는 브레인들이 모두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16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관세청은 8강전에서 기업은행을, 4강전에서는 한국종합금융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에서 국세청과 맞붙었습니다.

결승전까지 올라온 국세청은 역시 만만치 않은 적수였습니다. 관세청은 초반 내야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주고 1-4로 끌려가면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4회초 4연속 안타와 상대의 실책을 묶어 5득점해 6-4로 역전하고 최종적으로는 11-7로 관세청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국세청으로는 아쉬운 패배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날 야구대회는 관세청 직원이 "부처 간 친목을 도모했다"고 말한 것처럼 관세청이 승리하고 국세청이 패배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박근혜 정부 초반,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부처 간 칸막이를 언급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야구대회에서 함께 흘린 땀과 노력이 부처 간 소통의 중요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