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 펀드 출자금 횡령 사건에 최태원 회장 등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1회 공판절차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놓고 변호인측과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0부(재판장 설범식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진행된 공판절차에서 검찰은 김 전 고문이 최 회장에게 김준홍이 대표로 있는 베넥스인베스먼트 펀드에 출자하도록 유도하고 출자금을 최종적으로 사용했다며 범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주장했다.
검찰측은 증거조사에 앞서 공소사실 요지에서 김 전 고문이 최 회장 등과 공모해 SKT, SK C&C 등 계열사를 통해 펀드 출자금을 조성한 뒤, 그 중 450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김 전 고문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 회장 형제가 수천억원대의 펀드에 출자하다가 2008년 자금 유동성이 악화 됐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SK 계열사 자금으로 투자금을 마련해 빼돌린 것이 이 사건 횡령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고문측은 검찰이 제시하고 있는 공소사실은 논리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고문의 변호인들은 어마어마한 범죄에는 동기가 있기 마련인데 검찰이 제시하고 있는 범죄 동기가 합당하지 않다며 "검찰측은 최 회장이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김 전 고문의 경우 보험료 납입이 어려울 만큼 자금 사정이 어려웠다고 주장하나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김 전 고문의 경우 사건 당시인 2008년 9월에 낼 보험료가 95억, 10월에 낼 보험료와 다른 필요 자금이 200억 정도였는데 당시 167억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보험료 납입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 회장의 경우 검찰의 주장처럼 2008년 10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데 금융권을 이용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 계열사 자금을 조성해 한가하게 김 전 고문에게 투자금을 보낼 수 있었겠느냐며 검찰측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변호인측은 이 사건은 김준홍 베넥스 대표가 자신의 펀드 출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벌인 개인범죄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1심과 항소심에서마저 중요한 부분에 상충된 판결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 재판부가 백지 상태에서 이 사건을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기일은 오는 11일 속행하며, 이날 김준홍 베넥스 대표에 대한 증인심문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