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사진 우측),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과 예산안 연내 처리 등에 전격 합의했다.(사진 = 김용진 기자)
여, "개혁특위 합의 사항, 野서 덫으로 활용" 재협상 촉구
야, '특검 추후 논의'에 "담보 없다" 결의안 채택키로
국정원 개혁특위와 정치개혁 특위 구성에 대한 여야 지도부의 전격적 합의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4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수용하면서도 일부 강경파들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 문제에 대한 합의 사항을 비판했다.
앞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는 전날(3일) 정국 정상화를 위한 '4자회담'을 저녁 늦게 재개, 국정원 개혁 특위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 상설화 ▲국회의 국정원 예산통제권 강화 ▲국군 사이버사령부 구성원 등 공무원의 정치관여 행위 처벌강화와 공소시효 연장 ▲공무원의 부당한 정치관여 행위에 대한 직무집행 거부권 보장 ▲정치관여 행위에 대한 내부 고발자의 신분 보장 ▲불법 감청에 대한 형사 처벌 강화 등을 논의하고 연내 입법 처리키로 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국가기관 대선개입 관련 특검 도입 문제는 특검 시기와 범위는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 새누리 서상기·조원진, "야당, 정략적 덫으로 활용할 것" 반대 = 대부분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도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국회 정보위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합의안에 대해 "야당이 정략적인 덫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 4자회담 합의안에 대해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 특위와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친노세력 주도의 대선 불복 및 차기집권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특검까지 수용할 경우 야당이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리라 생각하는가. 결국은 의정을 파행으로 이끌어갈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보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국회 정보위 상설화와 국정원 예산통제권 강화 등에 대해 재협상을 촉구했다. 또한 연내에 특위 구성과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서도 "12월 연내에 (특위 구성 관련) 입법을 완료를 한다는 것은 예산안과 (결국) 연계될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에서 다시 생각을 해주길 바란다. 예산안과 특위를 분리시키는 작업은 꼭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 합의를 이끈 최경환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오로지 민생 우선과 꽉 막힌 정국의 정상화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형님"이라며 "여당인 우리한테 결국 책임이 돌아올 수 있겠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민주 "불가피한 합의"…일부는 "특검 추후 논의 담보 없어" 비판 = 민주당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불가피한 합의"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특검 도입을 추후 논의키로 한 데 대해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특검을 추후 논의하겠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민단체 입장을 전달했다. 설훈 의원도 특검 무력화를 우려하며 새누리당의 계략에 빠지지 않게 강력히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식 의원 역시 의총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특검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는데 담보가 없다"며 "특검 문제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은 현 시국에 관한 위기감과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속에서 어렵게 마련된 합의가 나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을 상대로 한 협상이었다는 점과 예산안 통과에 대해 실재하는 국민의 요구 등을 감안할 때, 지도부의 노력과 협상 결과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발언들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 역시 "처음에는 새누리당이 특위 입법권도 수용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입법권과 위원장 자리를 갖게 된 것은 어쨌든 의미 있다"며 "또 앞으로 대선개입 문제는 수사를 통해 더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특검 수용 압박카드는 살아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를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우리 결기에 격려의 박수 소리도 있었지만 민생이 고단하다는 한숨소리도 크게 들렸다"면서 "그래서 우선 국회 정상화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안을 추인하고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새누리당에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특검 관철을 위한 민주당 국회의원 결의안'을 채택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