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5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3분기 동안 유례없는 매수세가 이어져온 만큼 향후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의 해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외인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주식 3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개월간 이어오던 매수흐름이 뒤집힌 셈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조기에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몇 달간 외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져 왔는데 그 수치 자체가 유례없는 기록이다. 그것이 최고점에 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인들은 지난 8월23일부터 10월30일까지 44거래일 동안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는 유례없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외인들이 구입한 대금은 총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입이 한계점에 달했고 주가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등 고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더 이상 순매수가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팀장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양적완화 축소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외인들의 매수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시장은 그동안 움츠려왔던 개인들이 외인들의 빈틈을 얼마나 채워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그동안 외인들이 과도하게 국내 주식을 매입했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 초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주식을 팔아야 했던 외인들이 7~8월부터 재매입에 나섰다"면서 "10월 정도에 비중 정상화가 완료됐고 그 이후에 매입한 것은 한국의 외환안전성 때문인데 그것이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물(주식)가격이 선물가격을 상회하는 '백워데이션' 장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테이퍼링 이슈도 물론 작용했겠지만 그것보다는 선물시장에서의 베이시스가 악화된 것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경우 선물가격이 현물에 비해 높아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다 보니 주식을 팔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배당 이슈가 있는 4분기에는 (외국인 물량이) 3조에서 10조 정도씩 들어왔다. 12월만 보더라도 적게는 7000억 많게는 3조 정도씩 유입돼 왔다"면서 "다음 주 목요일 선물옵션 동시만기 때나 그 이후에 다시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