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을 활용한 메뉴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외식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1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여름 커피 전문점들이 선보인 팥빙수의 인기가 겨울 단팥죽으로 이어지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카페베네의 경우 지난 6월 매출액의 41%를 팥빙수가 차지했고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 5월~7월의 팥빙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했다.
팥은 이제 팥빵. 팥 아이스크림, 겨울철 별미인 팥 칼국수 등 7080세대의 전통과 향수가 어린 추억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소비자들에게 달콤한 식재료로 인식되며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팥을 찾는 20~30대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공략하는 외식업체의 행보도 눈에 띈다. 젊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새로운 유통 경로를 확보하고, 팥의 디저트화를 위한 매뉴 개발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제 2의 팥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디저트 메뉴 출시, 모바일 유통망 활용 마케팅, 해외여행 이벤트까지
◆…본죽의 모바일 상품권 동지팥죽 기프트본 <사진: 본죽 제공>
젊음의 거리 서울 신사동의 ‘카페 앙’과 건국대학교 근처 ‘눈내린 팥집’은 팥 전문 디저트 카페다.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함께 카페 앙의 팥 앙금 소보로빵과 눈내린 팥집의 딸기와 팥으로 상큼한 맛을 낸 찹쌀떡 등은 기존의 팥을 활용한 음식과 차별화된 색다른 메뉴로 젊은이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팥죽은 동짓날 액운을 쫓기 위해 가족과 이웃이 모여 함께 팥죽을 먹는 풍습에서 유래된 겨울철 대표 음식이다. 웰빙죽 전문점 본죽(대표 김철호)은 모바일 상품권 ‘기프트본’을 발행해 최근 새로운 유통망으로 떠오른 카카오톡 등 SNS를 접목,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본죽 홈페이지는 물론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서도 모바일 결제 후 바로 지인에게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 직장인 김은영(31)씨는 “업무상 고마움을 표시할 때 커피나 케이크류의 디저트를 선물하곤 했는데 겨울철 인기가 좋은 팥죽을 모바일 상품권으로 보내니 색다르다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2030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커피 전문점은 팥을 이용한 디저트 개발에 한창이다.
탐앤탐스는 기존 크림치즈, 고구마 등을 재료로 사용했던 프레즐에 팥을 넣은 신메뉴 ‘트위스터 프레즐’를 출시했다. 팥과 밤을 토핑해 꽈배기 모양으로 만든 프레즐은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판매해 팥의 달콤한 맛을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커핀그루나루 역시 허니브레드에 단팥을 올린 ‘단팥과 버터가 만나면’을 내놨다. 이렇게 생크림이나 설탕류가 아닌 팥을 사용한 디저트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페베네는 전통간식에 젊은 감각을 더해 카페형 디저트로 응용한 팥에동동 단팥죽 3종과 팥을 베이스로한 음료 2종을 선보였다.
쫄깃한 새알심이 들어간 ‘순수 단팥죽’과 고구마 무스가 조화된 ‘고구마 동동 단팥죽’, 찰도넛과 단팥이 어우러진 ‘찰도넛 동동 단팥죽’과 음료제품으로는 팥향에 부드러운 밀크티를 더한 ‘밀크빈라떼’와 달콤한 팥과 쌉싸름한 그린티가 결합된 ‘그린빈라떼’ 등이다.
◆…카페베네의 '팥에동동' 이벤트 포스터 <사진: 카페베네 제공>
또 카페베네는 팥에동동 단팥죽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하와이 숙박권 및 항공권을 포함한 푸짐한 선물을 제공하는 소비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본죽 경영지원실 이진영 실장은 “추억과 전통의 음식 재료로 여겨지던 팥이 인기를 끌면서 2030세대가 활발하게 이용하는 모바일 상품권으로 팥죽을 판매하는 방법을 고안했다”며 “앞으로도 젊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유통 전략과 이벤트로 팥의 인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