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세법은 중고차 매매업소가 취득하는 중고차에 대해서는 취득세 및 등록세를 면제하되, 취득일로부터 1년이 지나도록 정당한 사유 없이 매각하지 않는 경우, 감면된 세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란 매매업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유를 비롯해 자동차를 매각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다했는지 여부, 행정관청의 귀책사유 여부 등을 포괄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하게 되죠.
특히 '진지한 노력' 여부는 광고활동이 얼마나 지속적이고 적극적이었는지, 광고 시 판매가격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납세자의 입장에 정확한 수치상 기준이 없기 때문에 다소 모호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1년 동안 진심으로 차를 팔기위해 노력했는데 단지 팔리지 않은 것 뿐 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사례가 바로 이 부분과 관련한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경기로 인한 판매부진일 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A씨. 과연 조세심판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요?
□ '애물단지' 겨우 팔았는데… = 중고차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11년 1월 자동차를 취득하고 항상 그래왔듯 상품용 차량으로 신고해 취득세를 감면받았습니다.
주행거리가 8900km 밖에 되지 않은 차량이었지만 배기량 3500cc라는 대중적이지 못한 차종 때문이었는지 쉽게 차량은 팔리지 않았고, 결국 1년이 지난 뒤 가격을 많이 떨군 채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약간의 손해는 봤지만 애물단지를 팔아버려 그나마 속 시원하다 생각한 A씨. 하지만 곧 A씨의 가슴을 갑갑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과세관청이 자동차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매각하지 않았다고 판단, 가산세를 포함한 취득세를 A씨에게 부과한 것입니다.
1년이라는 법정기한은 지났지만 충분히 정당한 사유를 갖췄다고 생각한 A씨는 억울함에 과세관청의 처분에 불복하고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 A씨, "판매부진은 천재지변과 같다" vs 과세관청, "미리 알 수 있었다" = A씨는 "중고차매매업자는 항상 최선의 노력으로 자동차를 매각하려고 노력 한다"며 "정당한 사유에 대한 판단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던 기간 동안의 주행거리와 자동차의 사용 등으로 판별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시장 불경기로 인한 판매부진은 천재지변과 같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과세관청은 사용 여부나 주행거리 등 개개의 과세요건에 관한 확인을 하지 않고 부과처분 했으므로 이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정당한 사유에 대한 해석을 A씨와 달리 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정당한 사유는 법령에 의한 금지, 제한 등 A씨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유는 물론이고 A씨가 최선을 다했는데 유예기간을 경과했는지 등을 판단해야하는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중고차의 특성상 1년이라는 유예기간이 결코 짧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가 지속적인 매각광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중고차매매업자의 일반적인 영업행위이며, A씨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경기침체 및 비인기 차종 등과 같은 장애사유를 사전에 알 수 있었던 상황이므로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단정하기에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 심판원, "A씨 적극적 노력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 양측의 주장과 사실관계를 살핀 심판원은 과세관청과 같은 입장을 취하며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심판원은 "A씨가 경기침체와 비인기 차종이라는 이유로 유예기간 내 자동차를 매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중고차의 특성상 충분히 예견될 수 있어, A씨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동차 매입 후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광고를 했지만 이는 자동차매매업자의 일반적·통상적 영업행위에 불과하고, 광고 시 제시한 판매가격 및 가격의 하향조정 내역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입증자료 제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황을 살펴볼 때 A씨가 자동차를 매각하기 위해 진지하고도 적극적인 노력을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과세관청이 A씨에 취득세 등을 추징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3지06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