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융과 대부 업체 이자율 평등하게…다를 이유 없다"
"대부업 쓰러지면 서민들 결국 사채시장으로 내몰린다"
대부업 금리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민주당이 최고 이자율을 현행 39%에서 30%까지 낮추는 법안을 추진하자, 정부와 새누리당은 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사금융 음성화를 우려하고 있다.
대부업 이자율 39%는 과연 합리적인 수준일까.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대부업 최고 이자율을 보는 불편한 시각 = 민병두·인재근·남인순·이상직·유은혜·이종걸·정청래·은수미·최원식·황주홍·전순옥·정진후 의원은 현재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이자제한법에 따른 최고 이자율 30%와 비교할 때 대부업체가 더 높은 이자를 수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금융 이용자를 보호하려는 것이 법안 개정의 목적인데 정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대부업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도한 고금리 현상'이다. 특히 중소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저(低)신용, 금융 소외 계층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자 자체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은행권 금리가 5%대인 사실을 감안할 때 39%는 굉장히 높은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업체의 자금 조달 수단이 차입밖에 없어 조달, 중개, 관리 비용이 높고 고금리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대형 대부업체들 역시 원가가 평균 30% 이상이다"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대부 업계 "무조건 금리 인하가 정답 아니다" = 지난해 말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부업체 및 중개업자 수는 1만895개. 6개월 만에 807개(6.9%)가 줄어들었다. 대부 잔액은 2011년 8조7175억원에서 지난해 8조6904억원으로 271억원(0.3%)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1년 6월 이후 이자율이 인하되면서 영업 여건이 악화된 탓으로 분석했다. 대부 업계 역시 이자를 더 낮출 경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양석승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원가가 35%인데 이자율을 더 낮출 경우 다 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방법이 있나,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고 말했다.
합법적으로 등록한 대부업체와 미(未)등록 사금융 사이에 차별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양 회장은 "새 정부가 사금융을 양성화하는 정책을 추진중인데, 불법적인 사채시장을 축소시키는 아이디어 없이 무조건 금리를 내리는 것이 과연 서민을 위한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경제는 한 단면만 볼 수 없다. 대부업체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는데 밉다고 죽으라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라며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 음성적인 불법 사금융 확대 풍선 효과는? = 대부업 시장의 폐해는 확실하지만, 금융 소외 계층의 자금 수요를 해결해 주는 것도 현실.
이대기 연구위원은 "관계 당국 입장에서는 대부업 시장의 지속 성장에 대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으나 한편으로는 금융 소외 계층이 대출을 못 받거나 대부업이 음성화될 경우 막대한 폐해가 예상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대부업 이자율이 66%일 때와 비교하면 최근 많이 낮아졌다"며 "정치권에서 더 낮추자는 건 정치적인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병두 의원은 "현행 이자제한법에 의한 사금융 최고 이자율이 30%이다. 이와 같게 하자는 건데 정부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