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계열사 선지급금 횡령으로 구속 기소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수사과정과 1심에서의 진술이 허위진술이라고 밝혔다.
관련 사건인 최태원 회장 사건은 대법원에 상고심이 계류 중이고, 송금을 지시한 것으로 기소된 김원홍 전 고문의 1심이 진행중인 가운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김준홍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재판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0부(재판장 설범식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진행된 증인심문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준홍 대표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 고문에게는 불리한 진술을 최 회장과 자신에게는 유리하게 진술을 이어갔다.
어제는 사업파트너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유, 무죄와 형량이 걸려있어 서로에게 화살을 겨누는 사이가 됐다.
검찰측에서는 SK계열사 선지급금을 김 전 고문에게 투자한 것에 대해 최 회장이 관여한 점을 내세우는 대신 최재원 부회장은 자금 마련 동기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검찰은 지난 1998년 최 회장이 김 전 고문에게 120억원을 투자해 최종적으로 800억원에서 1000억원의 돈을 만들었다며, 최 회장이 SK계열사를 동원해 펀드 출자금 명목으로 500억원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권의 안정과 상속 문제를 김 전 고문을 통해 해결하려는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측은 결국 최재원 부회장의 경우 선지급금 명목의 자금 마련에 큰 동기가 없다며 최 회장이 실제적인 펀드 출자금 지시와 선지급금 마련에 관여한 사실을 입증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김 대표는 최 회장 형제의 상속에 대해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최재원 부회장 역시 김 전 고문에게 자금을 투자했다고 진술해 검찰의 의도를 비켜갔다.
김 대표는 최 회장측에서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그룹차원의 펀드 출자로 주장을 변경한 것에 대해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추궁하자 "최 회장의 변호인들로부터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그런 의도였는지는 모르겠다"며 자신이 항소심에서 진술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항소심 진술 역시 허위진술 아니냐며 따져 물었지만, 김 대표는 항소심 진술이 사실이라고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항소심에서도 여러차례 증인으로 진술한 바 있다.
특히 그는 항소심에서 김 전 고문의 지시에 따라 돈을 송금했고, 최 회장의 관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밝혀 김 대표의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에 따라 최 회장과 김 전 고문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측은 김 대표에게 2008년 당시 일정표를 보여주면서 김 전 고문과 서로 다른 주장에 대해 누구의 진술이 사실인지를 물었다.
또 베넥스 직원인 서범석, 황영선의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김 대표의 이전 진술과 다른 부분을 중점적으로 캐 물으며 선지급에 대해 최 회장과 김 전 고문의 관여 사실을 이끌어내려 했지만, 김 대표가 교묘히 피해가 이렇다할 소득없이 오전 심문을 마쳤다.
김 대표에 대한 증인심문은 오후에도 계속된다.
재판부는 오전 증인심문을 마치고, 잠시 휴정을 선언하고 오후 2시에 다시 속행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