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실은 최근 정부가 맥주 주세율 인하에 따른 대체 세원 확보 등을 위해 소주와 위스키의 주세율을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68년 종가세로 처음 부과된 주종별 주세율(제조원가 대비)은 소주 30%, 맥주 100%, 위스키 150%였다.
그후 소주 주세율은 72년 35%로 한 차례 오른 뒤 28년간 그대로 유지되다 2000년 72%로 껑충 뛰었다. 한꺼번에 2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고급 주종인 위스키와 맥주의 주세율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먼저 위스키의 경우 74년 250%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75년 200%, 91년 150%, 94년 120%, 96년 100%에 이어 2000년에는 `서민의 술' 소주와 똑같이 72%가 됐다.
맥주는 73년부터 96년까지 23년간 150%를 유지하다 97년 130%, 2000년 115%, 2001년 100%까지 떨어졌다.
맥주 주세율은 지난해 주세법 개정으로 내년 90%, 2006년 80%에 이어 2007년에는 72%까지 인하된다.
주목할 시점은 2000년이다. 당시 상황만 보면 위스키는 100%에서 72%로, 맥주는 130%에서 115%로 주세율이 떨어진 반면 소주만 35%에서 72%로 급상승했다.
당시 소주업계에서는 부유층이 주로 마시는 위스키의 세율 인하분을 소주가 때웠다는 말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주세율이 이처럼 이상하게 조정된 직접적 원인은 99년의 세계무역기구(WTO)판정이었다.
소주와 위스키에 주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은 `내국인 우대'에 해당되며, GATT(관세무역일반협정)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 WTO 판정의 요지였다.
유럽연합(EU)과의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위스키,맥주의 주세율은 내리고 소주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기도 했다.
당국이 이번에 소주 주세율을 다시 올리려는 명분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고도주 고과세' 원칙이다. 알코올도수가 높을수록 무거운 세금을 적용해 술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더 많이 흡수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2000년 당시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소주와 위스키의 세율을 똑같이 맞추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위스키의 알코올도수는 통상 40% 이상이고 소주는 2000년 당시 23%에서 현재 21%로 떨어져 있다"면서 "소주와 위스키에 똑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세의 원칙이나 국민정서 어느 쪽에서 봐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술에는 주종별로 다른 주세 외에 교육세(주세의 30%)와 부가세(소비자가격의 10%)가 따로 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