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업은행장, 모피아vs내부 출신 대결 압축
기업은행 노조, 비대위 구성…"낙하산 결사반대"
내부출신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임기만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업은행 내부에서 모피아 출신의 낙하산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격해지고 있다.
이는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의 기업은행장 내정 소문이 시중에 퍼지며 이른바 재무부 출신의 인사를 지칭하는 '모피아' 출신의 인사에 대한 반감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업은행 차기 은행장으로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내부 출신인 조준희 현 기업은행장, 김규태 전무가 청와대에 추천됐다.
특히 금융위는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허경욱 전 차관의 은행장 내정 소문을 해명자료까지 내며 진화하는 등 특별관리(?)를 하기도 했다.
허 전 차관은 1955년생으로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국책과제1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의 기업은행장 내정 소문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는 상황. 일부에서는 여권의 유력주자가 그를 밀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 같은 외부인사의 내정설에 기업은행 내부출신 은행장 후보들은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준희 현 기업은행장은 사상 첫 공채 출신 은행장으로 금융권 안팎의 평판이 좋다.
그의 전매특허인 '원샷인사'(하루 만에 전 직원 인사 단행), 한 자릿수 대출 금리 달성, 3년 연속 1조원 순이익 달성, 중소기업 대출 시장점유율 22.6%로 상향 등에 시장은 대체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또 김규태 전무는 1979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부산경남지역본부 본부장을 거쳐 2011년 수석부행장에 오른 '기업은행맨'으로 내부 조직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내외 친화력도 상당해 차기 은행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처럼 준비된 내부 출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관료출신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19일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 저지 투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6일째로 접어 들었다"며 "전 간부가 지난 주말부터 밤낮으로 비상대기중이며, 정부의 낙하산 인사 임명 조짐이 보일 시 즉각 투쟁에 돌입할 준비도 갖췄다"고 경고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0월 직원들의 설문조사 결과 자행 출신 행장을 원하고 있으며, 현 조준희 행장의 연임을 바라는 직원들도 82.2%에 이른다.
노조는 "능력 있고 검증된 자행 출신이 차기 은행장이 되어야 하며 낙하산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은행장을 요구한다"며 "정부가 이러한 직원들의 뜻을 무시하고 낙하산 인사로 임명을 단행한다면 전 조합원의 힘으로 강력히 맞설 것이며,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이다"며 파란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