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첫 과세 = 7월에는 제도 도입 논의 과정부터 이중과세 논란 등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납부가 본격 시행됐다.
그 결과 신고대상자 1만658명 중 1만324명(96.9%)이 총 1859억원의 증여세를 자진 신고·납부, 신고납부자 1인당 평균 1800만원 수준의 세금을 냈다. 당초 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부(기획재정부)가 예상한 약 1000억원 수준의 세수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
하지만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여전히 부실한 과세논리와 확실하지 못한 기준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어, 한동안 시행착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일부 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박근혜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발표됐다. 정부의 향후 5년간의 조세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
하지만 중산층 월급쟁이의 호주머니를 턴다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발표한지 4일 만에 개정안이 수정되는 진통을 겪었다. 정치권과 봉급생활자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세법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
결국 세부담 기준선은 당초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상향조정 됐다.
한편 같은 달 국세청은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사진)이 자진사퇴하며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997년 국세청을 뒤 흔들었던 세풍(稅風)사건 이후로 일부 국세청장을 제외하고 현직 지방국세청장급 이상 국세청 고위간부가 임기 도중 과거 부적절한 행위가 드러나 불명예 퇴진한 것은 올해가 처음.
이에 김덕중 국세청장은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국세청장을 포함한 본청·지방국세청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100대 기업과 지주회사 관계자들과의 외부 골프, 식사 등 일체의 부적절한 만남을 금지토록 하는 '국세행정 쇄신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 G20 정상회의, SGATAR 등…'역외탈세' 차단 국제 공조 = 9월, G20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탈세, 공격적 조세회피는 재정건전성과 조세정의 실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역외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OECD가 마련한 '액션플랜'을 승인하고 이행에 합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회원국들은 조세정보 자동교환을 위한 글로벌 모델 개발을 승인하고, 오는 2015년 말까지 G20간 자동 정보교환 개시를 기대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정부는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 및 역외탈세 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동아시아 경제금융 거점으로 떠오르는 홍콩과 탈세혐의자에 대한 조세정보를 교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근로장려세제(ETIC)지원대상 확대와 자녀장려세제(CTC) 신설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골자로 한 근로장려세제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편안이 시행되면 지급을 받는 가구는 2012년 75만 가구에서 2017년 250만 가구 이상으로, 지원규모는 2012년 6000억원에서 2017년 2조50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엔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징세기관들의 협의체인 SGATAR(아시아국세청장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를 의장국으로 해 제주에서 열린 회의는 SGATAR회의 43년 역사상 최초로 '스가타 선언'을 채택하는 등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 'FIU법' 본격 시행…취득세율 영구인하 확정 = 새 정부 출범 후 지하경제 차단과 세수 확보를 위해 약 1년 동안 논의가 거듭돼 온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1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FIU법 시행으로 국세청은 조세탈루혐의 확인을 위한 조사업무 및 조세체납자 징수업무에 FIU(금융정보분석원)가 보유한 금융정보(2000만원 이상 고액현금거래 정보, CTR)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시행 전까지는 조세범칙조사와 조세범칙혐의 확인을 위한 세무조사의 경우에만 FIU 금융정보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개정 FIU법 시행으로 국세청은 물론 관세청도 불법외환거래 조사 등에 FIU 금융정보를 넘겨받아 활용이 가능해진 것.
같은 달 기획재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현재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전환,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과세권을 행사함으로써 자주재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12월에는 취득세율 영구인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6억원 이하 주택은 취득세율이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3%로 각각 1%p 인하되고, 6억~9억원 주택은 현행 취득세율인 2%를 유지하게 됐다. 적용 시기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던 지난 8월28일로 소급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