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 5월 0.25% 포인트 인하한 후 7개월 동안 금리 동결을 유지한 것으로 올해 기준금리는 한 차례 조정에 그쳤다. 김중수 총재가 금통위 이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는 다양한 변화를 불러 왔습니다.
단순히 저축으로 목돈을 모을 수 있다는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고, 집주인들이 돈이 안되는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게 되면서 시중에 전세매물이 씨가 마르며 '미친 전세값'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10월 예금은행의 평균저축성 수신금리는 전달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연 2.63%였으며, 대출금리는 연 4.46%로 0.08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지난 6월의 최저 기록을 새로 갈아 치웠습니다.
이에 따라 여·수신금리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사상 최저치를 나타내며, 바닥을 모를 저금리의 기조가 줄곧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물가상승률이 1% 밑을 맴돌고 있지만 내년에는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한은 등의 전망이고 보면 사실상 실질금리는 '제로금리'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은행의 한 금통위원은 사석에서 "금리인상은 부유층에 유리한 측면이 많고 금리인하는 서민층에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이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는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설명이었는데 과연 금리인하가 서민들에게 유리한 지는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저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직장인들의 목돈 만들기 꿈은 더더욱 멀어졌습니다.
지난 8월 하나생명이 우리나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저금리 시대, 직장인의 재테크 인식' 설문결과 76.6%가 '저금리가 경제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답변한 것도 직장인들의 답답함을 나타냅니다.
더구나 응답자들의 39.6%는 '단순히 저축으로 목돈을 모으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호소했으며, '빈인빈부익부가 심해져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심리적 박탈감이 심해진다'고 답한 이들도 30.3%나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도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통화정책방향에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BCB) 총재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린 아마도 일정 기간 저물가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며 기준금리 역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한술 더떠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는 방안도 구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같은 기조는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10%가 넘는 고금리 재형저축으로 재테크를 시작했다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먼 전설처럼 들리는 직장인들에게 있어 저금리의 장기화는 '재테크의 보릿고개'나 다름 없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