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안-예산안-쟁점법안 '원테이블-원샷' 협상
朴대통령 "오늘 처리" 당부에 與 "양치기 소년 아니다"
새해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 입법 통과를 위한 여야의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30일 오후 2시 연말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 법안, 중점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국정원 개혁 법안 등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으로 오후 3시로 연기했다 다시 미뤄진 상태다.
핵심 쟁점법안인 국정원 개혁안은 민주당이 주장한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상시출입 금지 법제화ㆍ사이버 심리전단 활동에 대한 처벌규정 명문화 등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 여야 '원테이블-원샷' 타결 목표로 협상…與, 朴대통령 당부에 '타결'의지 드러내 = 하지만, 여야 모두 새해 예산안을 어떻게 해서든 '오늘 안으로' 처리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어 예산안과 연계한 국정원 개혁안과 민생 쟁점 법안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원샷 타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마지막 산고의 고비를 남겨놓고 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오늘 내년도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해 "여야 합의는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한 만큼 오늘 예산안이 반드시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해 새누리당은 협상 타결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국회 '24시간 비상 대기령'을 내리며 "절대 양치기 소년이 아니다. 꼭 할 수 있다는 것을 목표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 중인 사안들은 국정원 개혁안과 함께 여야가 각각 주장하는 민생법안들이다. 새누리당은 경제 활성화 중점법안으로 강조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주택 활성화 법안인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요구해 막판 '빅딜'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예산안에서도 민주당은 영유아 보육법 지방 지원비율 20%포인트 상향 조정과 학교 비정규직 지원, 학교 냉난방비 지원 등을 요구하며 새마을 예산 등 박근혜 예산도 '빅딜'대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막판 협상이 상임위별로 거듭되면서 새누리당은 쟁점이었던 세법개정안 소득구간 인하와 쌀 목표값 등이 합의를 이뤄내 새해 예산안 등이 연내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모습이다.
□ 쟁점사안 쌀 목표값‧소득세 구간 인하 여야 합의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앞서 지난 23일부터 여·야·정 '6인 협의체'를 구성, 협상을 거듭하며 현재 17만83원인 쌀 목표값을 18만8천원까지 인상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는 인상된 쌀 목표값 적용 기간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내년부터 5년간 적용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3년간 적용할 것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이날 소득세 최고 과표 구간을 기존 3억원(세율 38%)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과표 기준을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주장했으나 민주당이 그동안 반대해온 '양도세 중과 폐지'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자 민주당안인 1억 5000만원 초과로 입장을 조정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쌀 목표 값이나 과표 기준 인하는 민주당의 요구대로 다 내준 것 아니냐"며 "국정원 개혁안도 진척을 이루었는데 여당으로서는 많이 양보했다. 민주당이 이번엔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야당으로서 여당이 끌려 다닐 수 없지 않느냐"며 "우리로서 가장 핵심이 국정원 개혁안인데 여기에서 밀리면 그동안 지도부가 힘을 쏟은 게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민생법안에 대해서도 최대한 서민중산층을 위한 법안으로 가야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재 여야 협상단은 서울 모처 호텔에서 막판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빅딜'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