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銀-BS금융, 광주銀-JB금융 우선협상 대상 선정
지역환원 불발에 민심 '요동'…조특법 개정 연기도 변수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매물로 나온 경남·광주은행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정해졌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 위원회는 31일 오전 회의를 갖고 경남은행에 BS금융지주, 광주은행에 JB금융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남은행에 대한 차순위 협상권은 IBK기업은행이 가져갔으며 광주은행의 차순위 협상자는 입찰가격이 너무 낮은 관계로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기준은 우리금융지주 매각 3대원칙 및 국가계약법상 최고가 원칙을 근간으로 했다"면서 "지방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해 지역금융 활성화 및 지역사회 기여 계획 등을 평가요소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열린 본입찰에서 BS금융은 경남은행 인수대금으로 1조2000억원, JB금융은 광주은행에 약 5000억원을 써내며 최고가를 제시했다.
애초 지난 30일 발표예정이었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은 원래 공자위 민간위원 회의만으로 결정하기로 했지만, 당연직 의원인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석하기로 해 일정이 하루 늦춰진 바 있다.
공자위 관계자는 "(지방은행 매각에 대한) 사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정부적 판단을 재고하기 위해 회의 하루 전 신제윤 장관이 갑작스레 참석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공자위 회의에 당연직 의원을 포함한 의원 전체가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지방은행의 특성상 지역환원을 외치는 피인수기관의 반발과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이 같은 조심스러운 접근에도 지역민을 비롯한 피인수기관들의 반발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앞서 경남은행 노동조합은 인수기관이 BS금융으로 정해질 경우 총파업 및 일괄사표 제출을 예고했으며, 홍준표 경남지사는 약 3조원 규모의 시·도 금고 유치에서 BS금융을 제외하고 연간 5600억원에 달하는 정책대출도 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금융산업 노조 역시 지역민은 물론 경남은행 전 직원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하는 강력한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분리매각에 따른 세금 감면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원만히 처리되지 않은 점도 변수로 꼽힌다.
애초 정부가 외환위기 당시 경남·광주은행을 헐값에 인수했기 때문에 이번 매각차익에 대한 법인세 약 6574억원이 발생될 예정.
정부와 우리은행은 두 은행을 분리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이 감면되는 것을 조건으로 분리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매각의 '대전제'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셈이다.
지난 29일 민주당 강기정(광주 북구갑), 이용섭(광주 광산구을) 의원에 따르면 여야는 조세특례제한법상 감면규정을 연내에 처리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내년 2월 다시 논의하기로 잠정합의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향토은행화를 바라는 지역민들과 지역정치권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것이 두 의원이 밝힌 배경이다.
이용섭 의원은 "이번 법안 처리 연기는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으로 출범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지역상공인, 지역정치인, 지자체가 합심해 광주은행이 지역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금융사들은 내달 중으로 인수 후속작업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5주간의 확인실사를 거쳐 내년 7월 중으로 최종매각이 완료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