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정교과서 회귀 검토"…민주 "어리석고 무서운 정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친일‧독재 미화와 오류로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려 했던 일선 고교들이 학부모와 학생, 동문 등의 반대에 가로막혀 철회 방침을 잇따라 내놓자 교육부가 이들 학교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8일 교학사 교과서를 반대한 학부모와 학생 등을 ‘일부 세력’으로 규정, 전교조와 연결시켜 ‘외압’ 의혹을 제기하는 동시에 역사교과서의 국정교과서 전환을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를 향해 "교학사 교과서 구하기"라며 "채택 과정에 외압이 있다면 그것은 국민이 행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교학사의 국사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일부 세력의 집단적 압력에 의해 결정을 철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자율성과 독립성이 존중되어야 할 학교의 의사결정에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적 압력을 가해 결정을 철회토록 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교육부의 특별조사 방침을 적극 옹호하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조치를 주문했다.
최 원내대표는 역사교과서의 국정교과서 회귀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검증제도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지나친 좌편향 역사교과서밖에 없다는 논란이 있어왔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며 “(교학사)교과서가 자신들의 시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집단적 이지메를 가하고,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내는 것은 특정세력의 반민주적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증교과서 제도가 오히려 국민적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고, 불필요한 논란을 확대 생산한다면 민족의 장래와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국정교과서로 다시 돌아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라고 검정교과서 회귀를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친일독재 미화로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정부의 행태에 대해 "어리석고 무서운 정부"라고 힐난했다. 또한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친일독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교학사 교과서 채택 거부를 "전교조의 테러"라며 국정교과서 회귀를 주장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김무성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며 "1%도 채택되지 않는 것이 민심이고 국민의 뜻"이라며 "'내가 일본군을 좋아해서 따라다닌 거냐'며 절규하는 정신대 할머니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는 고등학생의 반만이라도 닮아보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민심의 반대를 전교조의 테러로 보는 눈을 가진 분들에게는 모든 국민이 전교조로 보이겠다"며 "교학사 교과서가 그렇게 좋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교학사 교과서 내용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발적으로 일본군을 따라 다녔고, 고종이 강화도조약에 긍정했는가를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교학사 교과서 채택 거부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면 국민들이 행사한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동문회, 지역 시민단체 등이 부실교과서 친일독재 미화교과서를 비판하고 막은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새누리당, 교육부는 그런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고 외압 논란을 만들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