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2025년, 국내 1위·글로벌 40위 달성"

김정태 회장 "해외에서만 2조원 벌어 오겠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2025년 청사진에서 국내 1위를 넘어서 글로벌 40위권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은 2025년 세전이익 기준으로 약 6조원을 달성해 이익기준 국내 1등 은행, 글로벌 40위, 아시아 5위의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고 밝혔다.

단, 아시아 5위는 중국계 금융그룹을 제외한 것이다.

하나금융이 밝힌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한 비책은 글로벌과 비은행 분야의 확대다.

국내 금융사로서 최대인 24개국에 127개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살려 영업 영역을 해외로 넓혀 나가고, 은행에 치중된 수익 구조도 대대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글로벌 부문의 이익이 2012년 말 기준으로 2370억원으로 그룹 내 비중이 15.7%에 머물고 있는데 2025년에는 이를 9배 증가시켜 약 2조원으로 그룹 내 이익 비중이 약 40%를 차지하도록 강화하기로 했다.  

비은행 부문 역시 2012년 말 기준 1720억원(그룹 내 비중 11.4%)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려 그룹 내 이익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략목표에는 '브랜드 신뢰도 제고'도 포함됐다.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모토 하에 직원들과 함께 글로벌 금융사로서의 신뢰 제고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새 비전은 작년 1월 경영진 22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전국의 지원 17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1만1365명이 참여한 인터넷 및 모바일 설문조사, 워크숍 등을 거쳐 제시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 했다.  

김정태 회장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관련 "현재 해외에 127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데 현지화를 통해 네트워크를 재형성하고 비은행 쪽의 M&A를 적극 시도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국내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쳤지만 이제 대상을 중국 등 아시아계 주민 등으로 넓히고 현지 지역민에 대한 서비스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해외 공략은 지역을 나눠 하나은행은 아시아권을, 외환은행은 중동과 유럽을, 중국은 민생이나 길림은행 등 중국계 은행과 같이 합작 등을 통해 진출하고, 미국 연방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BNB은행은 미국 내 영업력 복원을 노리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또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비은행 부문으로 공략을 강화해 자동차 판매와 연계한 캐피탈 영업이나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서민금융 분야의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구상이다. 

또 그는 채널 전략에서 '스마트금융'을 주목했다.

김 회장은 "현재 하나와 외환은행, 하나대투증권 등 채널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중이며 이게 성공하면 전국적으로 넓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며 "저희들이 시대를 앞서 가기 위해 전자지갑 등 모바일의 선두주자가 되었듯이 스마트금융 등 최근의 금융흐름에 적극 대응할 것이며 점포도 폐쇄보다는 형태를 바꿔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자금융 쪽의 강자가 될 것이다"며 "현재 미래금융전략실에서 TF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 금융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스마트금융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오프라인만 지점이 아니고 사람들이 각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브랜치가 되어, 은행이 개별 고객에게 영업 푸시를 하는 등 전자금융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M&A 추진과 관련해서는 "여력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보험 등 국내 시장에서의 M&A는 여력이 없어서 당분간 계획이 없다"며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외 M&A나 IB 분야를 키우는 투자전략을 우선적으로 진행한 뒤 나중에는 국내 시장도 잡을 계획이다. 국내 시장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물건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시장을 노려볼 수 있는 시기를 3년 후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제가 볼 때 3년 내로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앞서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었고 IT 업그레이드를 하면 그게 다 돈이 들어가는 거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하나와 외환카드의 합병과 양 은행간 IT업그레이드와 관련해서는 "모든 게 잘 되어 가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발언은 윤용로 외환은행장에게 넘기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윤 은행장은 "(카드 합병과 IT업그레이드와 관련된 내용을)이 자리에서 밝히기는 부적절하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한편 하나금융은 11일 오후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과 전 세계 24개국에서 온 해외현지 임직원 124명 등 임직원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발 2014'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하나금융의 새로운 비전에 대한 선포식과 함께 김정태 회장이 새로운 비전 실행을 선두에 서서 직원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꽹과리를 들고 농악대를 이끄는 상쇠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