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0만원 이하 직장인, 1년에 '39만원' 절세 가능
다음 달 젊은 직장인들은 파격적인 절세 금융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올 초 정부가 가까스로 국회에서 통과시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의해 '소득공제 장기 펀드'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정부가 '소장펀드'라고 약칭을 붙인 이 상품은 연봉 5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근로자, 젊은 직장인들만 가입할 수 있다.
연간 240만원 한도에서 펀드에 투자한 액수의 40%까지 소득공제를 허용하지만 5년 안에 해지하면 해당 세금을 다시 추징당한다. 10년까지 허용, 가입 이후 연봉이 인상돼도 80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장펀드는 다음 달 중순 일제히 출시될 계획이다. 판매는 은행과 증권사, 인터넷을 통해서 한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부동산 투자와 같은 전문 운용사, 소형 운용사들을 제외하면 약 20~50곳에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 회사에서 약 1~2개의 펀드를 만들 것으로 보이는데 단정할 순 없다"고 예상했다. 현재 자산운용사 수는 84개이다.
그는 "수익률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이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추산 결과, 근로자 한 명이 1년에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금은 약 39만원. 성과급을 제외했을 때 5000만원 이하 연봉자는 1200만명이며 전체의 87%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에 관심이 높은 반면 정부는 장기 투자 문화의 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금융 위기 후 자산운용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소장펀드는 5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점에서 장기 투자 유인이 가능하다. 또 투자자산 중 40% 이상이 국내 주식에 투자되는 것은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저금리 정책이 길어지며 정부는 다양한 종류의 세제 혜택을 시행해왔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후 이자소득 비과세를 허용하는 재형저축, 재형펀드(재산 형성의 준말)도 만들어졌다.
금융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에 1억원을 맡겨 놓아도 한 달 이자가 20만원 남짓인데, 어떻게 정부가 국민들에게 저축해서 목돈 마련하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펀드는 기본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투기성 상품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치권의 비판도 있었다"며 "그렇지만 과거 수익률을 볼 때 장기 투자는 은행 이자와 비교해 몇 배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