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1년만에 회귀(回歸), 200명 안팎 '감축.재배치'
"'과세검증팀' 신설, 부실과세 축소 총력 기울인다"
국세청이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세무조사 강도에 대한 불만여론을 불식시키는 한편 부실과세를 차단해 과세품질을 제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세청은 현재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조율을 거친 후 오는 20일(목요일) 예정된 청와대 업무보고 시 세부추진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이 검토하고 있는 대책의 핵심은 '현장 세무조사 인력의 재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 '부작용' 양산한 조사국 인력 증원 = 국세청은 지난해 3월,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표로 일선 세무서 인력 500여명을 차출해 이중 400명 가량을 각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배치(100여명 체납추적인력 투입)하는 등 세무조사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전임 국세청장(이현동 전 국세청장) 재임 시절 단행된 이 같은 실험적 조치는 상당한 '부작용'을 양산했다.
가뜩이나 휴직자 증가로 골머리를 앓던 일선 세무행정 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됐고,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세무조사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원성'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무리한 세무조사 활동으로 부실과세까지 늘어나는 현상이 빚어졌다.
실제로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이의신청 및 심판청구 등 조세불복에서 기업 또는 개인이 승소, 국세청이 환금한 세금의 액수는 직전년 동기 125.3%가 증가한 8121억원에 달했다.
□ 증원인력, 결국 '잉여인력' 됐다(?) = 조사국 인력 증원으로 인한 실질적 효과 또한 적었다는 측면에서 국세청이 인력재배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초 국세청은 지난해 초 연간 세무조사 목표건수를 1만9000여건 수준으로 잡았었다. 그러나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세무조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7월 목표치를 수정했다(1만9000여건→1만8000여건).
실제로 최근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지난해 조사실적을 집계한 결과 조사건수 축소에도 불구 추징세액 실적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역외탈세 및 고소득 자영업자 등 고질적 탈세분야에 조사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 국세청의 자체 판단.
뒤집어 말하면 인력 증원이 없이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증원한 400명의 인력 중 상당부분이 '잉여인력(?)'이나 다름없었다는 설명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국세청이 불과 1년 만에 조사국 인력조정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결과적으로 선택과 집중형 세무조사 전략의 효용성을 재확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인력 재배치,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 일단 국세청의 큰 방향은 지난해 조사국으로 차출해 온 인력의 일정 부분을 본청 및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새롭게 설치하는 '과세검증팀(가칭)' 인력으로 전환 배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정 인원은 일선 세무서 소속으로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몇 가지 유무형의 실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현장 세무조사 인력 축소를 통해 경제주체들의 세무조사 강도에 대한 비판여론을 희석시키면서 과세검증팀을 활용해 법령해석 차이로 빚어지는 부실과세 소지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경제 거래형태와 소득창출 및 축적방식이 시간이 갈수록 고도화․복잡화 되고 있지만 이를 수렴해야 할 세법이 상대적으로 낙후, '법령해석' 시각차가 부실과세로 연결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과세 전 보다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세검증팀을 통해 완벽한 과세논리를 개발, 논리부재로 인한 부실과세 소지를 차단해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미도 스며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일정 인원을 일선 세무서로 재배치, 인력부족으로 다소 약화된 현장 세무행정력을 강화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취임 이후 줄곧 '현장중심 세정'을 강조하고 있는 김덕중 국세청장의 의중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재배치 인원은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지난해 차출됐던 인원의 절반 수준인 200명 가량이 '조정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사국 인력 재배치와 더불어 국세청은 부실과세 축소를 위한 방편으로 감사관실을 통해 세무조사 추징 후 부실과세 여부를 조기에 검증하는 사후관리감독 기능 강화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이디어 차원의 방안일 뿐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