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국회 특검 수용 강력 촉구…與,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 두둔
6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야당은 일제히 반발, "특검만이 답"이라며 2월국회 특검 합의를 압박하고 나섰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과거 부끄러운 판결만큼 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정치적 판결"이라며 지난 해 12월 여야 4자회담에서 합의한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과 시기를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진실을 밝히려던 검찰 총수를 찍어내기 하고 수사 팀장을 징계해서 사실상 검찰수사를 무력화시킨 박근혜 정부의 부단한 옥죄기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판부는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지만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의 상식적 생각은 정반대. 권 전 과장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진실을 말했고 다른 경찰관들은 이야기를 짜 맞추고 진실을 속이려 했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선고가 김 전 청장의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은폐 축소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멈추게 할 수 없다. 이제 특검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특검만이 답"이라며 "2월국회 특검 합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김용판 무죄 판결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실을 밝히는 바로미터를 훼손시킨 '정치재판'"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국회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김 전 총장이 증인선거를 거부한 사실을 지적, "이는 김 전 청장이 본인의 국정원 사건 수사 축소, 은폐 지시 혐의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며 "권 전 과장의 생생한 진술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이, 국회와 국민 앞에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선서조차 거부했던 피고인 김용판 전 청장의 거짓 변명은 모두 사실이라며 인정한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결국 답은 특검뿐이다.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을 주도하고 실행한 자, 이것이 세상에 드러나자 이를 덮기 위해 또 다른 불법을 자행한 자들이 줄줄이 심판을 피해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야말로 비정상의 극치이며, 지난 대선 이후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라고 말했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 경찰, 검찰 3단계로 이어진 은폐 또 은폐는 실체적 진실마저 흐릿하게 만들었다"며 "이제 박근혜 정부가 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재판 결과를 보자고 했는지 그 의도가 명백해졌다. 애초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의지 자체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즉각적인 특검 수용을 강력 촉구했다.
한편,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김 전 청장의 무죄 판결에 대해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당연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였으며 야권에서는 더 이상 이를 정치공세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재판부 판결을 두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