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논란'에 이어 설화까지 만들어 냈던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격 해임되면서 이에 앞서 거대한 설화를 만들어 고초를 겪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현 부총리는 일단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면죄부'를 얻은 상태. 하지만 커다란 '고비'를 눈 앞에 두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아버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과 13일 국회 업무보고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는 현 부총리를 겨냥한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장관 해임을 기화로 먼저 설화를 만든 현 부총리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압박은 더욱 거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윤진숙 동력'을 얻은 야당의 개각 압박 강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 부총리는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형국에 직면해 있는 모습이다.
□ 윤진숙 해임, 어떤 영향 미칠까 '전전긍긍' = 국가 전체적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윤 전 장관의 해임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장관이라는 고위공직자 신분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윤 전 장관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눈높이'를 지닌 국민들이 용납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고위공직자들의 능력에 앞서 도덕성과 품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눈높이를 조절하고 있다.
윤 전 장관 해임이 현 부총리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 기재부도 이번 사태가 현 부총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놓고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기재부 내부에서는 이미 대통령이 면죄부를 준 만큼 윤 전 장관의 해임과 현 부총리와는 상관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던 윤 전 장관이 낙마로 그 화살이 현 부총리에게 모두 쏠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야당 등이 윤 전 장관 해임을 기화로 대대적인 '개각론'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윤 전 장관에 이어 현 부총리를 정조준할 것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 부총리를 포함한 개각을 이끌어 낸다면 야당 입장에서는 실정에 대한 심판론으로 판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연이어 예정된 대정부질문과 국회 업무보고에서는 현 부총리에 대한 흔들기 강도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말실수 뿐 아니라 자질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 부총리가 발언에 신중, 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이런 저런 상황에서 나온 말들이 논란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제는 (현 부총리가)발언에 신중을 기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 대대적 개각 가능성은? = 실제로 야당은 11일 국회 대정부질문과 13일 기재위 업무보고 시 현 부총리를 상대로 집중포화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 부총리 개인도 개인이지만 지난해 경제팀이 경제활성화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확실한 명분까지 쥐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은 윤 전 장관의 해임을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인사실패 사례로 꼽으면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벌써 야당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무죄와 교과서 문제 등을 놓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결정했다.
여당 입장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위공직자들이 구설에 오르내리면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개각론을 반대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이 경제팀 교체를 포함한 개각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회의적 시각이 대부분이다.
특히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경제 3개년 계획 발표를 앞두고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경제부총리를 교체하는 것은 업무에 큰 차질을 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홍원 국무총리 역시 원포인트 개각만 있을 뿐, 전면 개각에는 선을 그으면서 개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정가의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