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받고있는 1조7000억원 대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은 실제 회계부정이 아닌 최악을 가정한 경영시나리오로 인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또 산은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서 관련 비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홍기택 회장은 11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홍 회장은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작년 12월 초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서야 알게 됐다"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문건이 금감원에 전달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도 그런 판단 하에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의 특성상 미리 최상, 중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놓는데, 그중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가 우연찮게 금감원에 접수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내부자의 제보로 인해 회계부정을 일으켰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금감원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대우건설에 대한 회계감리에 착수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실제 회계부정이 있었다면 산은 측이 절대 몰랐을 리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산은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임과 동시에, 산은 고위 임원들이 대우건설 임원으로 임명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온 만큼 내부사정에 정통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CFO(재무담당 최고책임자) 자리는 지난 2012년 1월 이래로 산은 부행장 출신 인사들이 독점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 고위 관계자는 "그런 의혹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실제로 CFO자리 말고는 우리 측 임원이 가는 경우가 없었다"면서 "낙하산으로 가더라도 그 조직에서 혼자 얼마나 힘을 쓸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