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선 어려운 경제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경제활성화 방안과 세수부족 사태에 관한 문제 제기보다는 카드정보 유출 사태와 공공기관 부채에 관한 질의만 쏟아졌다.
세수상황과 관련된 질의는 민주당 김영록 의원의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자는 의견 뿐이었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게 되면 투자(촉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배당을 촉진하게 돼 투자가 위축돼 합당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여야 의원들은 카드정보 유출 사태와 공공기관 정상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에 대한 질의를 주로 했으며 말실수를 했던 현 부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거취 문제만 부각되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카드정보유출 CEO들은 다 사퇴하는데 정부는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라며 "기업보다 정부 책임이 더 큰 것 아니냐. 지난해 12월 안전행정부가 해당기업에 갔는데도 정보유출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현 부총리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언급하며 "국무위원의 거취가 여론에 의해 결정돼야 하냐고 생각하느냐. 장관들 중 현 부총리가 최하위점을 받은 것을 아느냐"고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현 부총리가 카드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어리석은 사람이 책임을 따진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민주당 김기준 의원은 "이것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국민 모독 발언이다.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냐"고 힘을 보탰다.
현 부총리는 "공직자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국민들의 불편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하루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하고 국민들이 신뢰감 있는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소임"이라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확고히 했다.
이어 "현재 경제가 제일 어렵고 정부 나름대로 경제회복 불씨를 살렸다"며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금 준비 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이것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카드정보 유출 사태 원인이 'IT 발전 부작용' 때문이란 대답을 해 눈총을 받았다. 김 의원이 "IT 강국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발언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따지자 정 총리는 "대비를 충분히 했어야 하는데 미흡했고 이를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공공기관 부채·일감 몰아주기 '도마'
비정상의 정상화 첫번째 과제로 꼽히는 공공기관 정상화에 대해선 부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공공기관 부채가 정부 국책사업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를 공개할 용의가 있냐"며 "공공기관 부채가 역대 정부의 정책 실패라면 이를 (반드시) 공개해서 귀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총리 책임 하에 공개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총리는 "앞으로는 공공기관이 분리회계를 하도록 해서 자체 경영에서 (부채가) 온 것인지, 국가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 것인지 등 과도한 부채 원인이 무엇인지 보겠다"고 답했다.
공공기관의 일감 몰아주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현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정상화는 재무상태와 부채관리도 있지만 일감 몰아주기도 문제가 된다"며 "구체적으로 퇴직한 임직원에 (어떻게 일감을 몰아주는지) 그 폐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을 공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을 평가하는 평가기관과 피평가기관 간의 유착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 문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9월에 중간평가를 하게 돼 있다"며 "유착은 절대적으로 방지해야 한다. 평가위원 후보군 전체에 대해 완전한 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