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황 법무 등 해임‧특검 촉구 VS 여 "정치공세"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 검찰의 증거 위조 논란이 여야 정치권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이 일제히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해임과 함께 간첩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거듭 촉구하자 새누리당은 "정치공세"라며 맞서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1심 무죄 판결에 반발,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도입을 촉구하며 거리 홍보전까지 나서는 상황에서 간첩사건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의 증거 위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태가 심각하게 커질 수 있어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與 "증거자료 사실 아니면 관련자 처벌하면 될 일…검찰이 왜 위조하나" =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검찰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 "증거 자료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면 대한민국 정부의 신뢰와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안"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진상조사 결과 증거자료가 정말 신뢰할 수 없다면 관련자를 처벌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제1야당이 나서서 문서 위조를 기정사실화하며 정치공세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야당은 정략적 공세로 사건의 본질까지 왜곡하고 있다. 탈북자 유씨가 위장 탈북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가 사실이라면 국가안보에 구멍 뚫린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을 향해서도 "의혹 없는 수사를 통해 증거의 신뢰성 여부를 있는 그대로 사실을 명백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이 김용판 전 청장의 무죄 판결이 부당하다며 판결규탄 거리 홍보전에 나선 것에 대해 "대선 불복에 이른 판결 불복이다. 자신들의 뜻과 다르면 무조건 불공정 낙인을 찍고 '천상천하 야당독존'인양 행동하고 있다"며 "지금 국회는 기초연급 등 시급히 처리할 민생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또 다시 국회를 마비시키고 민생을 볼모잡는다면 국민들이 용납 안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006년 5월 27일에서 6월 10일 사이 피고인 유씨가 3차례 북한과 중국을 오갔는데 피고측 민변이 제출한 자료에는 입경만 3회 연속 기록되었다는 점을 꼬집으며 "논리적으로 모순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증거자료가 화룡시 공안국으로부터 정식 문서라고 하고 있고 어떤 위조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왜 위조하겠나. 위조는 있을 수 없다"며 "문제는 한중 외교문제와 공안수사가 갖는 공개 범위 한계가 중첩된 것"이라고 검찰의 입장을 옹호했다.
□ 野 "유신독재 때도 없던 일, 특검 해야"…정홍원‧황교안‧남재준 해임 촉구 =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과 검찰, 외교부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받았다는 위조 문건의 책임을 떠넘긴다. 기막힌다"며 "국정조사를 통한 사실 규명과 특검을 통한 엄벌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불법 대선개입 사건에서 드러난 사실조차 최대한 삭제하려던 이들이 없는 간첩을 만들어내는 데서는 타국 외교문서까지 위조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외교문건 조작은 유신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도대체 역사를 몇 년이나 후퇴시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진실 규명도 특검 말고는 해답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수록 나라의 상처가 깊어간다"고 거듭 압박을 가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송호창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타국의 공문서를 위조하는 것은 군사정권 때도 보기 힘든 일"이라며 사건 진상규명과 해결을 위해 △특검을 통한 국정원과 검찰 공안부 수사 △국정원개혁 △국정원 수사권 폐지 △황교안 법무부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외 정홍원 국무총리의 해임 등을 촉구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선개입에 이어 간첩조작 사건까지 침묵한다면 역사가 외면한 또 한사람의 불행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임을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범 국가적 범죄행위가 드러나고 있는만큼 새누리당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포함한 국회 차원에서의 진실 규명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조차 거부하고 나선다면 결국 정부여당도 이번 증거조작 사건을 통해 이득을 보려했던 악행의 동조자, 지휘자라는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