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개발이 1989년 설립된 이래 승승장구하며 초우량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감몰아주기로 대표되는 계열사 ‘내부거래’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풍개발이 영위하는 건물관리 사업이 성장성이 크거나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업종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재무구조와 최고 수준의 기업가치 지표를 갖게 된 데에는 그룹 지주사 격인 영풍의 전폭적인 ‘일감몰아주기’와 배당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오너일가가 소규모자본으로 비상장계열사를 설립해 해당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로 양‧질적 성장을 도모해 기업 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식으로 부의 이전을 꾀하는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적인 사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 1999년 이후 2012년까지 14년 간 평균 내부거래비율 97.6%...
영풍개발은 영풍그룹 내 10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형성하며 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다.
이 회사의 재무자료가 공시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12년 말까지 14년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저 94.7% ~ 최고 99.7% 사이의 일감을 매년 계열사들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내부거래비율 97.6%로 매출의 대부분이 안방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봐도 무방한 대목이다.
특히 대부분의 일감이 영풍으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 편의상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의 감사보고서에 나타난 영풍과의 총 거래금액을 살펴보면 영풍개발의 5개년 총 매출액 497억원 중 457.1억원이 영풍에서 제공받은 매출로 일감비율은 91.9%에 달한다.
이처럼 영풍을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안정적인 일감을 제공 받으면서 영풍개발은 큰 힘 들이지 않고 부를 축적해 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영풍개발의 최근 5년 동안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의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은 2010년 까지는 120억원대로 안정적 움직임을 보이다가 2011년부터 급감추세를 나타낸 반면에 순익은 같은 기간 11억 ~21억원 사이의 꾸준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2년 매출이 38억원으로 급감하는 와중에서도 오히려 순익은 전년대비 10억원 가까이 늘어난 21.1억원을 기록했다. 영풍으로부터 22.8억원이라는 거액의 배당금 수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 14년간 총 배당금 수입 73.3억원... 납입자본 0.5억의 146배, 연평균 10배씩
영풍개발이 영풍으로부터 제공 받은 것은 일감뿐만이 아니다. 매년 영풍으로부터의 배당금 수입도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영풍개발은 영풍 주식 26만975주(지분을 14.17%)를 보유, 장세준 영풍 대표의 16.89%에 이은 2대 주주다. 영풍은 지난 14년간 연평균 5.2억원씩 영풍개발에 배당금을 매년 지급했다.
영풍개발이 1999년부터 2012년까지 14년 동안 영풍으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총 73.3억원으로, 설립 자본금 5천만원의 무려 146배에 달한다.
이처럼 영풍개발이 초우량 재무구조를 보유하게 된 배경으로 영풍을 비롯한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와 영풍으로부터의 안정적인 배당금수입에 기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매년 90%가 넘는 매출과 배당금이 계열사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영풍개발 주주들에게 안정된 부를 지원하기 위한 거래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 과정에서의 특혜나 부당 거래 의혹은 없었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