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장에도 갑을(甲乙)관계가 형성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카슈랑스 판매를 빌미로 보험사에 마케팅 비용을 전가시킨 은행과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신한생명으로부터 총 737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당하게 수수한 5개 은행(씨티, 대구, 부산, SC, 신한) 및 5개 증권사(삼성, 동양, 대우, 미래, 대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자사에서 방카슈랑스 판매를 허용하거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관행적으로 보험사에 상품권을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상품권은 은행이나 증권사 직원들에게 일부 지급되거나 고객 판촉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를 맡은 금감원 관계자는 "이 같은 상품권 부당 요구는 업계의 오래된 관행"이라며 "비단 이들 금융사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들 10개 방카대리점에 대해 과태료 2500만원에서 5000만원씩을 차등 부과하고, 위반 점포 수가 많았던 한국씨티은행 및 대구은행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조치를 추가로 내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사례 방지 차원에서 보험회사에 대한 방카대리점의 부당한 지원 요구 여부를 상시감시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향후 방카대리점의 부당 금품수수 등 위법 영업행위가 발견될 경우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