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회의에서 발언하는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사진 = 김용진 기자)
이주노동자 차별 등 '모르쇠' 일관…"새누리 스스로 쇄신 뒤집는 것"
새누리당이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개혁 차원에서 상향식 공천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의원들의 불법적‧부적절한 처신들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특히 홍문종 사무총장의 처신이 당내에서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당 3역인 홍 사무총장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기도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인권차별 등이 폭로되면서 '노예 노동' 논란을 빚었다. 이에 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홍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20일에는 의원 제명안 결의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홍 총장이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홍 총장은 서면 사과를 대신한 채 당 지도부 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모르쇠'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부조리 관행 타파와 염전노예에 대한 질책이 이어짐에도 여당 사무총장이 이에 걸맞게 행동하기보다 자신이 부조리와 노예노동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일부러 공식석상에서 발언을 안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의 때 사과를 하거나 해명을 하면 그 문제를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 최대한 무시하고 잠잠해지길 기다리겠다는 전략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런 홍 총장의 부적절한 처신은 이미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지난 2006년 수해골프로 당시 한나라당에서 제명된 바 있고, 이후 19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이라는 훈장(?)으로 공천을 따내 복당한 역사가 있다.
홍 총장은 논문표절로 자진 탈당한 무소속 문대성 의원의 복당도 사실상 지휘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복당은 시도당이나 중앙당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앞서 유재중 의원이 위원장인 부산시당이 반대를 하자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21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복당은 사무총장 권한이라고 봐야한다"이라면서 "시도당이 반대를 해도 사무총장이 최고위에 보고하고 당원 명부에 넣으면 된다. 오늘 최고위가 동의를 했으니 부산시당도 반대하진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유기준 최고위원도 앞서 반대했지만 전날(20일) 최고위에서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결정이라고 해도 문 의원의 탈당 과정을 복기해보면 약속했던 '새 정치', '정치쇄신'과는 거리가 멀다.
문 의원의 탈당은 지난 2012년 4.11 총선 직후 논문 표절 논란으로 여론이 거듭 악화되면서 야당이 의원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설 만큼 당시 주요 이슈였다. 특히 탈당 기자회견을 하려다 돌연 취소했던 과정에서의 취재진들과의 몸싸움과 언쟁 등은 한동안 화제가 됐다. 이때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 잔류 의사를 밝힌 게 화근이 되어 문 의원은 당 윤리위에 회부됐고 끝내 탈당했다.
이 같은 난리(?)를 치르고 탈당한 문 의원이 6.4 지방선거를 이유로 복당을 하는 것은 결국 선거 승리에만 매몰된 채 당이 내세운 쇄신 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정애 대변인은 "'새누리당표 새 정치'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대변인은 19대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이 문 의원을 겨냥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문 의원의 복당으로 그것이 진정성 없는 말과 수사에 불과했고 국민 기만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힐난했다.
문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당내 인사 역시 "총선 때 쇄신한다고 선거 치르고 논란이 있어 탈당했는데 다시 복당을 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