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업체서 11억8100만원 물품구입…7370만원 사용처만 확인
금감원, 검찰에 수사 의뢰…TM영업 타격 이어 악재 잇따라
신한생명이 보험 고객 유치를 위해 은행과 증권사에 리베이트를 돌린 사건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파문이 검찰 조사 등을 통해 확산될 조짐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한생명이 총 11억원 상당의 사업 부당지원금을 발견했는데 그중 9억원 가량에 대해서 정확한 증빙서류가 구비되지 않아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중 나머지 1억8500만원은 상품권으로 조성돼 일부 금융사들에게 리베이트 용으로 제공됐으며, 아직까지 부정 수취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금융사들에 대해서 검찰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신한생명으로부터 총 737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당하게 수수한 5개 은행(씨티, 대구, 부산, SC, 신한) 및 5개 증권사(삼성, 동양, 대우, 미래, 대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자사에서 방카슈랑스 판매를 허용하거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관행적으로 보험사에 상품권을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상품권은 은행이나 증권사 직원들에게 일부 지급되거나 고객 판촉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불법 리베이트 파문은 지난해 4월 실시한 방카슈랑스 관련 부문검사를 통해서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권 외에 현금 로비 등이 좀더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어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3년 2월말까지 쇼핑업체로부터 11억8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비용 처리했으며, 이중 1억8500만원을 상품권으로 구입해 금융사에 뇌물로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한생명 측은 그중에서 대부분을 은행과 증권사 등에 줬다고 하는데 해당 금융사에서는 안 받았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담합을 해서 안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을 빼고 순수하게 확인된 것이 7370만원이며, 1억1000만원 가량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들의 말을 토대로 보면 신한생명에서 비용 처리된 11억원 가량의 돈 중에 현재 구체적으로 사용처가 확인된 것은 7000여만원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10억원이든 20억원이든 현찰로 쓴 것에 대해서는 찾아내기 힘들다"며 "줬다는 사람은 있는데 받았다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는 셈이다"며 수사권이 없는 금융당국의 한계를 토로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 18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신한생명 측에서 항변하고 있는 '업계 관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업계는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물론 과거에는 그 같은 리베이트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며 "이번 사태로 보험업계가 도매급으로 욕을 먹을 처지에 놓였다"고 안타까워 했다.
일부에서는 카드사 정보유출사태로 전화영업(TM)영업에 타격을 입은 신한생명이 이번 리베이트 파문으로 인해 향후 영업력에 있어서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신한생명의 경우 전체 영업중 TM비율이 19.9%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데 정보유출 사태로 인한 정부에서 TM영업중지를 해 상당한 타격을 이미 받았다. 또 최근 영업이 다시 허용됐지만 TM영업에 대한 일반 고객들의 거부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상당한 영업력 추락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TM영업 부문의 타격에 더해 이번 불법 리베이트 파문은 가뜩이나 실적 하락세를 겪고 있는 신한생명에는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신한생명은 회계 제도 변경으로 인한 보험영업손익의 감소와 저금리 환경 지속에 따른 자산운용손익이 감소하며 작년 79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63.0% 급감한 실적을 나타냈다.
신한생명은 4분기 순이익으로 33억원을, 수입보험료는 전년대비 203억원 감소한 4211억원을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