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안철수 단독회동 제안에 "꼼수", "후안무치" 맹비난
야 "朴대통령, 말 한 마디 없이 약속 어겨…불통 정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을 제안한 것을 놓고 여야가 격돌하고 있다.
31일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불통'을 지적하며 제1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거듭 촉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꼼수", "블랙코미디"라고 비난하며 박 대통령과 안 대표의 회동을 반대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의 박 대통령 회동 제의에 대해 "대통령을 끌어들여서 기초공천 문제를 다시 선거 이슈로 만들어 보겠다는 속셈으로 보인다. 기초선거 공천해야 한다는 당 내부의 거센 주장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어 안 대표를 향해 "파트너인 여당은 안중에 없이 선거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할 대통령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건 오만 그 자체"라며 "십 수 년 전 제왕적 총재가 당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에나 보던 모습이다. 대통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초공천 문제에 언급하는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안 대표가 모를 리 없을 텐데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민주연합이 4월국회서 기초연금법을 비롯해 복지 3법, 핵테러방지법, 북한 인권법 등 민생과 국익, 안보 법안에 제대로 협조하고 있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안 대표가 박 대통령에 회동을 제의하며 언급한 ‘미생지신(尾生之信)’을 거론, "본인의 말도 안 지킨 사람이 남에게 약속을 지키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안 대표가 미생지신의 백분의 일이라도 보여줬다면 국민의 지지율이 이렇게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 눈의 대들보도 못 보는 사람이 남을 얘기하는 블랙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인 것에 대해 "국민들은 추락한 지지율로 인해 어떻게든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안 대표의 몸부림이 안쓰럽다 한다"며 "김-안 대표는 정치를 위한 정치보다 민생을 최우선 삼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는데 4월국회서 민생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국민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에 "이러니까 국민 대다수로부터 '불통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고 박 대통령 지지자 상당수도 소통부족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야당은 적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란다. 북한에는 신뢰 프로세스를 요구하면서 제1야당 대표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야당과 국민과의 신뢰 프로세스는 철저히 외면하는 대통령이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지 묻겠다. 말 한마디 없이 약속을 어기면서 제1야당도 같이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정치가 과연 정상적인 정치인가"라고 거듭 힐난했다
김 대표는 정당공천 폐지 재검토를 주장하는 당원들을 향해 "기초선거에 출전하려는 우리 당원들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다. 그렇지만 오만과 거짓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구태정치를 우리 정치사에서 끝장내야 한다"고 다독였다.
안 대표 역시 "어제 박 대통령께 예를 갖춰 회동을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다. 다시 한 번 회동제안을 상기시켜드리고자 한다"며 "정치개혁의 대표적 특징이 예산 없어도 된다는 점이다. 다른 공약을 지키지 못할 때 예산 이야기를 하는데, 정치개혁 공약은 예산이 필요 없다. 다른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국민께 부담도 없다. 약속만 지키면 되는 일"이라고 압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 약속 이행을) 정치권 문제라며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고 집권당은 대통령 입만 바라보는 비겁한 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묵묵부답은 해법이 될 수 없다. 불통으로 약속 파기를 덮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커다란 오판일 것. 여야가 함께 약속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다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