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년 할당관세를 적용해 사실상 서민생활에 지원한 세금의 규모가 85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할당관세 부과실적 및 결과보고서'를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했다.
할당관세는 수입물품의 일정 할당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관세로 국내외 여건에 유동성 있게 대처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꼭 수입해야 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을 부과하고 수입을 막아야 하는 품목에는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물가 안정 등을 목적으로 일정한 수입물량에 대해 기존세율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할당관세 운용의 품목수가 68개로 줄었다. 전년인 110개와 비교해 36% 감소한 수준이다.
품목수가 감소함에 따라 세수지원 추정액도 2012년 1조1690억원보다 27%가 줄어든 8509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기재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할당관세 적용품목별 세수지원 추정모델에 근거해 추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작년 할당관세를 적용해 가장 많은 세수를 지원한 품목은 나프타와 LPG제조용 원유로 총 3790억원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LPG(1612억원), LNG(800억원), 옥수수(399억원) 등에도 세수가 지원됐다.
특히 석유류를 비롯한 공산품이 30개 품목으로 할당 관세 적용수입액의 87%를 차지하는 반면, 옥수수, 대두박, 원당·설탕, 대두 등 농산물은 38개 품목으로 13%에 그쳤다.
기재부는 "나프타·LPG 제조용 원유의 경우 국내에서 제조된 나프타·LPG가 수입산에 비해 불리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할당관세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프타·LPG가 무관세로 수입되므로 그 원료인 원유에 3% 기본관세율을 적용하는 경우 국내 제조업체는 외국 경쟁업체에 비해 불리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 측 입장이다.
또한 LPG, LHG의 경우도 택시연료, 서민 취사·난방용 연료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중산·서민층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할당관세를 적용했다는 것. 여기에 사료용·가공용 옥수수의 경우 축산 농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과·제빵 등 서민 밀접 품목의 원료로 사용되는 점을 고려해 할당관세를 운용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국내물가 동향, 국내외 원자재 수급상황 및 산업경쟁력 측면 등 제반 여건을 면밀히 검토해 할당관세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