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사 결과 승복…대오정비, 선거 승리해야"
최경환 "무공천이 진정한 새 정치인지 성찰해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재검토에 들어간 새정치연합은 공약을 파기한 박근혜 대통령을 거듭 비난하는 동시에 '출구전략'이라는 새누리당의 지적에 대해 정치적 고뇌로서의 결단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를 겨냥, '무공천 재검토' 입장을 '철회 수순'으로 규정하며 맞비난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의 무공천 재검토가 '출구전략', '회군'으로 지적받는 것에 대해 "안 대표의 결단이 왜곡돼서는 안 된다"며 "과거로의 철수가 아니라 미래로의 진군이다. 안 대표의 선택은 책임 있는 지도자의 고뇌의 소산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세력에게 부끄러움을 알리는 경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안 대표의 선택은 일신의 안위를 꾀하는 구차함이 아니라 새 정치와 민주주의를 살리는 당당한 선언"이라고 거듭 옹호했다.
그는 이날 하루 동안 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오늘 국민과 당원들의 뜻을 확인하면 어떤 경우에도 하나가 돼야 한다"며 "당장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해야하고 4월 국회에서 민생을 챙기는 것에 매진해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더 이상의 당내 혼란은 국민께 송구스런 일이다. 우리 단합은 승리의 필요조건이고 분열은 패배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호소했다.
안 대표 역시 "제 소신을 접고 후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국민과 당원의 뜻을 확인받아 더 굳세게 나가자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라도 생각이 저와 다르더라도 그 뜻에 따르겠다. 당원과 국민의 명령이라면 당 대표인 저도 복종해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뜻에 따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고 뛰겠다"며 "무공천 문제에 대해 생각을 달리했던 당원들에게 당부한다. 어떤 결론이 나와도 저와 김 대표를 믿고 함께 해 달라. 더 이상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따질 시간이 없다. 더 이상의 논쟁과 토론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독이 될 것"이라고 승복을 당부했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흐트러짐 없이 대오를 정비해 약속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한 집권세력과 맞서 싸울 것이다. 도와 달라.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다"며 "새누리당이 얼마나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지 국민들은 아셨을 것이다. 국민을 속이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경고장을 보내 달라. 그래야 정치가 한 뼘이라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안철수 대표께서 기초공천 무공천 고집에서 철수를 했다. 늦었지만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며 "하지만 당의 혼란을 축소하기 위해 회군 결정을 하면서 대통령과 여당의 탓만 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길지 않은 정치역정 속에서 벌써 4번이나 회군을 했다. 안 대표가 정치생명까지 걸겠다고 했던 기초선거 무공천이 과연 진정한 새 정치인지 현실에 발붙이고 깊이 성찰해보길 바란다"며 "수많은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현장에서 선거운동에 열 올리고 있으나 국민들은 누가 새정치연합 후보인지 알 길이 없다. 공당의 책임 있는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 후보 난립은 국민에게 혼란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약자와 정치신인의 등용을 원천적으로 막고 현역들의 기득권만 보장하는 수단이 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구태정치"라며 "기초선거 무공천은 무책임한 반(反)정치라고 했던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의 고언을 되새겨보길 바란다. 안 대표가 개인의 정치생명을 위해 우리나라 정통 야당을 사지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거듭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