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기간연장 축소·불승인 비율 대폭 증가
세무조사 기간연장과 조사범위 확대 등을 심의하는 납세자보호위원회 운영 결과, 기간연장을 축소하거나 승인하지 않은 비율이 12.5%에서 59.4%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7일 그동안 훈령으로 운영하던 '납세자보호위원회'가 올해 1월부터 국세기본법에 법제화된 이후, 조사기간 연장과 조사범위 확대 신청을 축소하거나 불승인한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외형 100억원 이상의 대규모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기간을 연장하거나 조사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국세청이 요청하는 경우, 이를 심의해 결정하는 위원회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납세자보호위원회가 심의한 세무조사의 기간연장을 신청한 24건 중 3건(12.5%)가 축소·불승인됐지만 납세자보호위원회가 법제화된 이후인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32건 중 19건(59.4%)가 축소·불승인 됐다.
조사범위 확대 신청 현황을 보면 지난해 1~3월에 접수된 198건 중 2건(1%)가 축소·불승인됐지만 올해 1~3월에는 151건 중 17건(11.3%)가 축소되거나 범위 확대를 거부당했다.
한 예로 A기업에 대해 조사부서에서는 거짓세금계산서 교부 및 수취 혐의에 대한 조사 중 거래처 및 금융거래 현지확인이 필요하다고 하여 91일 간 조사 기간연장 신청했다.
하지만 납세자보호위원회는 거래처가 대법인 계열법인으로서 현지확인이 어렵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부서가 당초 조사기간(90일)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다고 판단, 금융거래 확인에 대한 조사 난이도 등을 고려해 기간연장 신청일수인 '51일'을 축소해 승인했다.
B법인의 경우, 조사부서에서는 법인세 통합조사 시 조사대상연도 이외의 사업연도에 건물철거 비용 등 토지관련 매입비용을 '유형자산 처분손실'로 계상했음을 확인하고 조사 범위확대 신청했다.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조사부서가 조사대상연도의 적출항목과 관계없는 다른 사업연도의 '유형자산 처분손실' 계정을 조사한 사실을 심의과정에서 확인하고 조사 범위확대를 불승인했다.
이밖에 국세청은 외형 100억원 미만의 개인사업자 중 조사범위 확대를 신청할 경우, 납세자보호담당관이 납세자의 의견을 청취해 심사에 반영하는 '납세자 의견청취 제도'를 지난달부터 실시, 납세자의 권익 보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세무조사 기간연장과 관련한 납세자 의견청취 제도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에 있다.
국세청은 조사범위 확대 승인 여부 및 적정범위 등을 결정할 때 조사비밀이 유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납세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 3.0 과제인 납세자 권익보호 제도를 강화시키고 세무조사 집행과정에서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납세자보호위원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며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