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내수회복세는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ICT(정보통신기술)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의 개선 추세가 지속, 경기회복 속도는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KDI는 8일 '경제동향 5월호'에서 "수출은 전월에 이어 4월에도 ICT 및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전월의 일시적인 부진으로부터 다소 회복됐음에도 전반적인 회복세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생산 관련 지표들이 전월(2월)의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완만한 경기회복세 지속을 시사하고 있으나, 회복세는 다소 미약하다는 것이다.
3월 중 전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전월(1.6%)보다 높은 2.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전월대비로는 광공업생산이 0.9% 증가했으나, 서비스업생산은 전월(-0.6%)의 감소에서 0.1% 증가하는 데 머물면서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미약한 모습을 보였다.
3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의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민간소비의 개선 추세는 완만했다.
실제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 전월(-0.4%)의 감소에서 2.1%의 증가로 전환됐으나, 승용차를 제외한 부문별 증가세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내구재는 큰 폭의 승용차 판매 증가(12.5%)에도 불구하고 3.3% 증가하는데 머문 가운데, 비내구재와 준내구재도 비교적 낮은 각각 2.8% 및 –0.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108을 기록했다.
설비투자지수의 개선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됐다.
KDI는 "3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4% 증가한 가운데 1/4분기 설비투자(속보치)가 8.0%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완만한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이 부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축부문의 증가세는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3월 중 건설기성(불변)은 토목부문의 감소에 주로 기인해 전년동월대비 2.3%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건축과 토목 부문 모두 일시적으로 감소하며 전월(17.1%)의 증가에서 전년동월대비 13.0%의 감소로 전환됐다.
수출은 부진에서 벗어나며 개선 추세를 지속했다. 3월 중 수출은 전월(5.1%)보다 높은 전년동월대비 9.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다만 4월중 수출 증가세 확대가 기저효과에도 일부 기인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수출 회복세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입도 전월(3.6%)보다 높은 전년동월대비 5.0% 증가, 완만한 개선 추세를 지속했다. 무역수지는 전년동월(25억1000억)보다 흑자폭이 확대된 44억6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3월 중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만9000명(2.6%)이나 늘어났다.
KDI는 "전달(전년동월대비83만5000명)에 비해서는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최근의 양호한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50대(29만2000명)와 60대(21만4000명)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한편 3월 중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가격의 상승으로 전월(1.3%)보다 소폭 높은 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월에 비해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며 각각 전월대비 0.1%, 0.2%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