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인 바이더웨이가 계열사간 상호출자 해소를 위해 백기사로 나서는 바람에 거액의 현금성자산을 소진해 초단기 기업어음을 발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더웨이는 지난3월 한국기업평가로 부터 신용등급 A1을 부여받고 만기 1~2일 짜리 초단기 기업어음 30억원을 발행하며 외부차입금을 조달했다.
이는 바이더웨이가 지난 3월 24일 롯데쇼핑, 건설, 제과 등 그룹 계열 6개사가 보유중인 호텔롯데 합병신주를 매입하기 위해 보유 현금을 거의 소진한데 따른 조치로 파악됐다.
■ 현금성 자산만 456억원 보유한 무차입 회사가 단기 차입
바이더웨이는 1990년 설립된 편의점업체로 2010년 롯데그룹의 또 다른 편의점 운영사 코리아세븐에 인수·편입된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장수 889개로 코리아세븐과 합산한 총 매장수는 7113개로 업계 3위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9년말 총차입금 274.3억원이었던 바이더웨이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2010년 차입금을 전부 상환하고 줄곧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반영한 순차입금은 2010년 -239억원, 2011년 -416.9억원, 지난해엔 무려 -571.8억원에 달하는 우량회사로 성장해 왔다. 이런 알짜 회사가 지난 3월말 기업어음까지 발행하며 차입금 조달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지난해 10월 호텔롯데가 계열사 롯데부여 및 롯데제주리조트 2개 회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의 주주였던 6개 계열사에 교부한 합병신주를 재매입하는 과정에서 현금성 자산을 거의 소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6개 계열사 보유 호텔롯데 합병신주 매입에 441억원 투입...보유 현금 소진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두 리조트 회사에 대한 합병 대가로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 관련 조항에 근거, 평가된 호텔롯데 주식 주당 11만4731억원에 신주 28만3050주를 발행, 롯데쇼핑, 건설, 제과 등 6개 계열사에게 교부했다.
하지만 교부받은 합병신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규정에 따라 합병 이후 6개월 내에 처분해야하는 주식이었다. 합병당시 호텔롯데는 향후 6개월 내에 자사주 형태로 재매입해 소각할 것임을 공시했었다.
호텔롯데는 상호출자 해소 시한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지난 3월 24일, 호텔롯데가 아닌 바이더웨이가 이 합병 신주를 주당 15만5799원, 총 440.9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자사주 매입 공시를 했던 호텔롯데가 아닌 바이더웨이가 상호출자 해소의 백기사로 나선 셈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당초 자사주 형태로 매입, 소각할 계획이었으나 신규 호텔사업 추진 등에 자금이 필요해, 다른 인수처를 물색한 결과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던 바이더웨이가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바이더웨이는 호텔롯데 합병 신주 매입을 위해 지난해 말 기준 보유중인 현금성자산 456억원을 꺼내 인수대금 441억원을 지불했고, 현금 소진에 따른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3월말 기업어음 30억원을 발행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합병신주 매입가격은 호텔롯데 주식 가치에 대한 시장의 적정한 평가를 반영하고 또 관련법규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난 3월 합병신주 매입을 앞두고 호텔롯데 주식가치를 재평가한 결과, 지난해 8월 평가한 주당 11만4731원 보다 5115원이 증가한 11만9846원으로 재산정되었고, 이 가격에 30%를 할증한 주당 15만5799원에 매입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지난 3월말 기업어음 발행은 월말 결제자금 충당을 위한 일시적인 자금 조달로 즉시 상환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의문점은 합병 당시 평가때는 호텔롯데 주식 평가액에 30% 할증율을 적용하지 않다가 바이더웨이가 매입할 시점에는 30% 할증율을 적용한 점이다.
안진회계법인의 조세전문 회계사는 “지난해 8월 기업가치 평가시, 피흡수합병 법인 롯데제주,부여 리조트는 3년 연속 적자기업으로 상증법상 할증율 적용 제외 기업”이라며 “공평한 합병비율 산출을 위해 두 회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호텔롯데의 가치를 평가했기 때문으로 적법한 평가로 판단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상호출자 해소 차원에서 반드시 처분해야했던 롯데쇼핑 등 6개 계열사의 호텔롯데 합병신주가 관련법 덕분에 매입 6개월 만에 35%가 넘는 차익을 가져다 준 효자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