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서울세무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임채룡 후보(사진 우측)와 홍도현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 또 다른 부회장 후보인 김완일 전 세무사고시회장은 일정상 후보등록에 참석하지 못했다.
◆…15일 후보등록을 마친 기호2번 김상철 서울세무사회장 후보(사진 중앙)와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로 나선 이종탁 후보(사진 좌측), 황선의 후보(사진 우측)가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내달 12일 치러지는 제11대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후보등록(본등록)이 마감됐다.
김상철 현 서울세무사회장은 지난 3일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뛰어든 반면, 임채룡 세무사는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본등록 마감일인 15일 뒤늦게 선거전에 합류했다.
어찌됐든 이번 선거는 업계의 예상대로 김상철 현 서울세무사회장과 임채룡 세무사회 대외전략위원장의 2파전으로 최종 압축됐다(이하 김 후보, 임 후보).
두 후보는 이미 2년 전 제10대 서울세무사회장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바 있다. 당시 임 후보(843표)는 880표를 득표한 김 후보에게 37표차 뒤지며 회장 자리를 내줬지만 아직도 업계에서는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회자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총성이 채 울리기도 전에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두 후보는 후보등록일 이전부터 세무업계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표심을 자극하는 등, 그간 보이지 않는 선거전을 광범위하게 펼쳐왔다.
급기야 '세월호'가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임 후보가 세월호 참사를 명분으로 후보등록을 늦추자 김 후보 측은 "세월호 참사를 악용한 사례"라며 "정상적으로 예비후보등록을 한 김 후보는 무엇이 되는가. 이런 식으로 상대 후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임 후보가 후보등록 없이 사전에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이유로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본등록이 마무리 된 만큼 양측 선거캠프는 '당선'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고 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의 성격을 달리 구분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세무사회 정구정 회장을 둘러싸고 '친(親)' 정구정 진영과 '반(反)' 정구정 진영의 대결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 정구정 진영을 구축한 것은 임채룡 후보, 반 정구정 진영의 선두에 선 것은 김상철 후보다.
세무사고시회, 세무대학세무사회 등 정 회장이 회칙개정을 통해 3선에 성공하기 전부터 이를 강력히 반대해온 단체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 회장과 맞붙을 수 있는 유일한 견제세력은 김 후보인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김 후보는 현재 세무사회원의 절반이 소속되어 있는 서울지방세무사회의 수장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그동안 김 후보에 대한 정 회장의 견제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정 회장은 자신의 운명을 건 세무사회공익재단의 참여율과 세무사랑2의 보급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를 서울세무사회의 홍보부족에서 찾고 있다. 정확히는 김 후보에게 책임을 덮어 씌운 셈이다.
또 서울세무사회에 따르면 서울세무사회가 추진하는 업무에 본회는 사사건건 제동을 거는 등 음으로 양으로 김 후보를 견제해 왔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김 후보는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청년 인력난 해소방안을 놓고 업무협약을 추진 중이다. 6월 선거를 앞둔 김 후보와 박 시장이 각각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지, 이들이 수성에 성공해 협업체계를 추진할 수 있을 지 여부를 가늠해 보는 것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반면 임 후보는 정구정 회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정 회장이 발행인으로 있는 세무사신문에는 최근 들어 임 후보와 관련한 글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5월1일자 세무사신문에는 정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세무사회공익재단 후원회원 모집을 권고하는 내용과 지방세무사 제도 창설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임 후보의 기고문이 동시에 게재됐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고 있지 않지만 정 회장이 세무사신문을 통해 자신의 측근인 임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울지역세무사회장들 역시 친 정구정파와 반 정구정파로 나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선거의 결과는 밑바닥 표심이 가르지만 지역회장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순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의 결과는 정구정 세무사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해 볼 수 있는 표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패자가 들이킬 쓴 잔은 단순히 패자 한 명만 들이켜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표심의 향방을 잡아내는 것은 이제 양 후보의 노력여하에 달렸다. 레이스는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