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개선 행보에 맞춰 각 산업과 금융시장 전반에도 규제 철폐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신제윤(사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규제와 관련한 건의 사항을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신 위원장은 오는 6월까지 금융권의 '숨은 규제'를 찾아내 개선하고 영업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숨은 규제 찾기 사이트(www.fcsc.kr)를 통해 제보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이후 현장 간담회를 5차례 열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침체된 자본시장을 살릴 수 있는 규제 개선. 이 때문에 이날 열릴 금융투자회사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건의 사항들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규제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 연구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증권사의 진입뿐만 아니라 퇴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증권사들을 퇴출하되 남은 증권사들의 규제를 풀어줘 육성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또 금융투자협회는 오랜 시간 증권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온 영업용 순자본 비율(NCR)의 완화를 추진해왔다. NCR은 기관투자자 등이 투자를 결정할 때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 기준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로 인식됐다.
지난달 금융위는 NCR 산정 방식 및 퇴출 요건이 되는 적기시정조치(영업정지) 기준을 변경하고 단계적으로 적용해 가기로 했다. 그리고 한국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를 보유한 증권사에는 연결NCR을 적용하되 예외도 부분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NCR이 당국의 규제와 관계없이 영업상 타격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에 기준 변경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되도록이면 안전해보이는 증권사와 거래하고 싶어 한다. 영업상 당연하지만 이 때문에 NCR은 증권사들에 의해 경쟁적으로 올라가고 불필요하게 높아진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현행 주식 투자 40% 이하로 제한된 퇴직연금의 운용 규제 개선과 펀드 자문 업자 도입, 자기자본 신용공여 및 융자 한도의 인상 등을 건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회사도 옵션 승수와 개인 예탁금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건의해왔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규제들이 금융 위기 이후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행해졌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심각하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만약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면 이상 과열 종목 등에 한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