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KB금융 등 인수전 적극…입찰가는 뒤져
자베즈 등 해외파, 자금력 앞세워 막판 공세
경영권 프리미엄·고용보장 등 막판 난제 변수
올해 보험업계 최대 매물인 LIG손해보험을 놓고 국내 금융사와 외국계 자본이 대격돌을 벌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19일 LIG손보에 대한 본입찰을 실시한다.
이번 본입찰은 솟리스트에 오른 국내 금융사 롯데, 동양생명·보고펀드, KB금융 3사와 외국계인 일본 자베즈파트너스와 중국 푸싱그룹 간에 한판 승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LIG손보 인수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롯데그룹은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으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 롯데에서 인수합병한 GS마트, GS백화점, 두산주류사업부, AK면세점 등의 면모만 보더라도 얼마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롯데그룹은 이 같은 수년간의 다양한 합병경험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M&A팀을 구성해 롯데손보의 대형화를 계획했다는 전언이다. 롯데가 LIG손보를 품을 경우 삼성화재에 이어 업계 2위로 순위가 급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예비입찰에서 5000억원대 중반 가격을 제시한 롯데가 본입찰에서 어느 정도 적극성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과거 ING생명 인수전을 진행했다가 포기한 KB금융은 은행업에 치우친 그룹 전체의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LIG손보 인수에 적극적이다.
특히 LIG손보 내부에서도 롯데손보와 동양생명 등보다는 보험부분의 조직이 상대적으로 작은 KB금융 쪽을 좀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수전에 있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미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금융이 본입찰 경쟁에 집중할 여력이 있을 지에 대해서는 시장에서도 갸우뚱하는 대목이다.
동양생명도 대주주인 보고펀드의 자금력 등을 앞세워 LIG손보 인수에 남다른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예비입찰에서 동양생명이 제시한 가격이 4000~5000억원 사이로 LIG측이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국내파 금융사에 맞서 보험 최대 매물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일본과 중국계 자본의 파상공세도 뜨겁다.
일본 자베즈 파트너스는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600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찰 경쟁자들이 대부분 LIG손보 인수가로 5000억원 전후의 금액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자베즈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험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본입찰에서 고액의 배팅을 유지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중국 최대 민영기업인 푸싱그룹도 M&A시장에서 큰 손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과 철강, 소매업, 금융 등 전 분야로 계열사로 확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보험업 인수에 관심이 높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LIG 내부에서는 외국계 투자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고, LIG손보 노조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거액의 인수자금 이외에 고용안정 등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찌감치 LIG손보 인수 준비를 해 온 롯데가 자금이나 의지면에서 한발 앞서 있고, KB금융도 아직까지 인수의지는 확연해 보인다"며 "이에 맞서 외국계 자본의 경우는 높은 입찰가를 앞세우고 있어 국내와 외국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LIG 측에 따르면 본입찰 마감은 19일 오후 5시이며, 입찰에 나선 기업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