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정치다방' 예고편 발언 놓고 여야 격돌
새누리당이 정의당 당원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세월호 참사 관련 발언에 대해 비판 논평을 낸 것을 두고, 정의당은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있는가. 박 대통령 심기를 건드리면 이제 청와대가 아니라 새누리당 대변인까지 벌떼같이 달려드는 형국"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22일 서면 논평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가장 큰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집권정당 대변인께서 마치 위기탈출구를 찾은 마냥 정치공세를 퍼부어대고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언어살인이라는 살벌한 언사까지 동원해 정의당의 유시민 전 장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끼리끼리 뭉쳐서 자리를 주고받고 돈 주고 받고 이렇게 국가의 안전관리 기능을 전부 무력화시킨 사건이 세월호 사건'이라는 유 전 장관의 말에 틀린 대목 있으면 반박해보시라"며 "이명박 정부로부터 현정부에 이르는 7년 동안 국민 위에 군림한 정부가 얼마나 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에 목숨을 끊은 수많은 자영업자의 한이 모여 대한민국 갑들에게 제발 상생하자고 울부짖는 나라다. 대학을 나오고도 학자금 대출에 짓눌리고 취업의 기회도 갖지 못한 청년 자살자가 속출하며 서로의 안녕을 묻는 나라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극악한 노동탄압에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가 벌써 몇 명 째인가"라며 "유시민 전 장관은 이런 나라의 근본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언어살인 운운하는 언어도단을 멈추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내용부터 밝히라"며 "그렇지 않는다면 엄한 사람 패주고 국민지탄에 대한 대통령 화풀이해주는 일 한 것으로 알겠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해 정계은퇴 입장을 밝히고 작가로 활동 중인 유 전 장관은 지난 21일 공개된 팟캐스트 '정치다방' 예고편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 가고, 또 호가호위하는 환관정치 될 거다, 박근혜 후보가 잘 할 수 있는 건 의전 하나 밖에 없다, 그렇게 말씀드렸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죄 없는 아이들 그렇게 죽은 세월호 사건, 이명박근혜 정권 7년 차에 일어난 사건"이라며 "충성도를 기준으로 해서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들 자리주고, 끼리끼리 뭉쳐가지고 자리 주고받고 돈 주고받고 이렇게 해서 국가의 안전관리 기능을 전부 다 무력화시킨 사건이 바로 세월호 사건입니다"라고 밝혔다.
'정치다방'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 정의당 SNS공감위원장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 당원인 유시민 전 장관이 "유시민의 '예언' + 노회찬의 '촌철살인' + 진중권의 '모두까기'"라는 슬로건을 걸고 오는 27일 첫 방송하는 정치토크 팟캐스트다.(관련 기사<노회찬·진중권·유시민 팟캐스트 27일 첫 방송, 나꼼수 인기 뛰어넘을까>)
또 유 전 장관은 지난 21일 저녁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5주기를 추모하는 산문집 '그가 그립다' 북콘서트에서 "세월호 사건의 원인은 부정부패라고 생각한다. 돈이 오고갔든 안 갔든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반칙과 편법·불법을 저지른 부패"라며 "이명박근혜 집권 7년 동안 대놓고 부패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에 처음 갔을 때 눈물이 나와야 정상"이라며 "기자회견장에서는 눈물이 나는데 진도체육관에서는 왜 (눈물이) 안 나나. 이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 전 장관은 "제가 지금도 화가 나는 건 왜 우리 국민들은 마음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은 내버려두고 저렇게 물질에 대한 욕망을 대놓고 자극하고,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좋아할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마음으로 교류할 수 없는 사람을 뭘 보고 뽑았는지 모르지만 대통령으로 뽑고는 지금도 '대통령 얼굴 까칠하다. 나가서 1번 꼭 찍어야지'라고 하는 이런 분들에게 화가 난다. 이제는 화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유시민 “세월호 참사, 이명박근혜 7년 부정부패가 원인”>)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정치다방' 예고편에 대해 2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유시민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이라며 "참사를 예언한 것처럼 떠들다니 ‘유스트라다무스’로 불러주길 원하나. 인간의 소중한 생명까지도 정치에 이용하고 대통령 헐뜯기 소재로 이용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생명을 소중히 하는 자세가 아쉬울 뿐"이라고 밝혔다.
함진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유시민 전 의원의 막말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갈 거라고 말씀드렸었는데’라는 대목은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 지경"이라며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당한 비극적인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이 그저 추악할 뿐"이라고 밝혔다.
함 대변인은 "본인의 예측이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으신지, ‘그것봐라, 내가 뭐랬어’라는 생각에 뿌듯해 하고 있진 않는지, 정부에 위기가 찾아와서 즐거우신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유 전 의원은 헐뜯기를 당장 중단하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 나아가 국민들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22일자 사설<문 의원-유시민씨는 지금 슬픈가, 즐거운가>에서 "동영상 공개 시기나 발언 내용을 볼 때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며 "과연 세월호 비극을 국민과 함께 슬퍼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즐기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