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이사회는 계단과 이어진 입구를 셔터문으로 막는 등 철통보안 속에 장시간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오는 27일 재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국민은행 긴급이사회가 장고를 거듭한 끝에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의 봉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오는 27일 재논의키로 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이사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음주 화요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긴급 이사회는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소집했으며, 주 전산시스템 교체 건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달 말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체제로 교체키로 결정했으며, 이와 관련 정병기 상임감사가 교체 근거가 된 보고서에 왜곡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건호 은행장이 이에 동조하며 이사회 결정을 지지한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갈등을 보였다.
긴급이사회는 당초 예정보다 늦은 9시 30분경에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13층에서 철통보안속에 시작됐으며, 취재기자들이 13층쪽 계단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자 계단과 이어진 입구의 셔터문을 내리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전산교체 결정의 근거가 되는 보고서의 오류를 지적한 감사보고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장시간 논의에도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회의가 열리는 동안 국민은행 노조는 여의도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 갈등을 촉진시킨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의 동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날선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긴급이사회에서 전산시스템 교체 건으로 의견대립을 겪으며, 급기야 금융감독원 검사까지 받게 되는데 단초를 준 감사보고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됨에 따라 심각한 분열양상으로 치닫던 조직에 대한 내부봉합 시도는 다음주로 미뤄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