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법인 전문화·대형화 이끌겠다"

지난달 15일, 한국세무법인협회는 정기총회를 통해 안수남 세무사를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는 등 새로 구성된 집행부를 선보이며 세무법인의 전문화·대형화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008년에 구성된 한국세무법인협회는 지금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해내지 못한 채 유야무야(有耶無耶) 해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3000명에 가까운 소속 세무사를 거느린 400여 세무법인들이 대결집을 이뤄 제대로된 방향을 잡아간다면 침체기를 맞고 있는 현 세무사업계가 새롭게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안수남 세무사(세무법인 다솔 대표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 세무사업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세무법인협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Q. 세무법인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것 축하드린다. 취임사에서 이미 밝혔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간단히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 사실 세무법인협회가 임의단체이고 역사도 일천하다보니 협회차원에서 해야할 일과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세무법인 간 서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생각했고, 내달 열리는 워크샵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회원사 간의 의견이 성공적으로 모아지고 문제점을 공유하다보면 나아갈 방향이 보일 것이다.

지난달 정기총회를 통해 새로 구성된 집행부 임원들이 열정을 갖고 자신의 일처럼 협회를 돕는다면 충분히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사실 세무법인협회는 그동안 이름만 있어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세무법인협회가 다시 기지개를 켜게된 이유는 무엇인가?

☞ 조세일보 보도가 발단이다.

올해 2월 조세일보에 세무법인과 관련한 세무사법 개정이 추진된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11월경 세무사회 워크숍에서 세무법인 선진화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세무법인 지점에 대해 현재 상주 1인 이상에서 2인이상으로 세무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소리를 들은 상황이었다.

정작 당사자인 세무법인들에 대해서는 한마디 의견도 묻지 않고 본회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세무사법을 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조세일보에서 보도가 나가면서 세무사법 개정추진에 대해 세무법인들이 심각하게 인식하게 됐다.

세무법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세무사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을 막기위해 비상대책회의가 열렸고 세무법인협회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세무법인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마치 1인 지점이 명의대여의 근원이고  무늬만 법인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앞서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법인을 법인답게 만든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

Q. 세무업계 상황이 어려워 고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고 있는가?

☞ 세무사 과다배출로 현재 세무업계의 기장 시장 여건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세무사의 고유업무라 할 수 있는 조세불복이나 세무조사 등 고부가가치 업무를 대형로펌이나 회계법인들로부터 찾아와야한다고 생각한다.

고부가가치 업무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세무법인이 로펌이나 회계법인보다 세무업무를 더 잘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만들어져야 한다.

시장에서 이같은 평가를 받기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세무법인이 돼야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려면 세무법인들이 전문화·대형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운영 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 세무법인협회가 재구성된 것도 결국 운영 시스템 확보를 위해서다.

여러형태의 세무법인들이 경영노하우를 공유해 바람직한 시스템이 개발됐을 때 세무법인의 전문화·대형화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Q. 앞으로 세무법인협회에서 추진할 사안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가?

☞ 우선 세무법인들 각자 경영이나 운영에 있어 문제점들이 많기 때문에 문제를 공론화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무법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세무법인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동으로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또 세무법인 간 정보와 지혜 및 인맥을 공유해 공존하는 틀을 만들 것이다. 상당한 역량을 갖춘 세무법인들이 있음에도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동으로 홍보나 광고를 할 필요성도 있어 이같은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아울러 세무법인협회가 주축이돼서 다른 자격사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세무사만이아니다. 법무, 노무, 변리, 관세, 감정평가 등 각 분야의 전문자격사들이 필요하다. 자격사들과 협업을 통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할 수있는 방안도 마련중에 있다.

Q. 끝으로 전국의 세무법인들에게 당부할 사항이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세무법인협회가 새로 집행부를 구성했다고해서 하루이틀만에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무법인들이 세무업계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나아가 세무법인들만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서로 대안을 제시하다보면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무법인협회는 임의단체이다 보니 회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성공의 열쇠다.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아울러, 세무법인협회는 첫 사업으로 내달 워크샵을 개회할 예정이다. 또 7월부터는 정기적으로 조찬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