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 논란에 "억울하지만 가난한 사람 잊지 않았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전관예우 논란과 기부 진정성 의심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후보지명 불과 일주일 만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서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 이상 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돼준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버겁다"며 사퇴했다.
안 후보자는 "저를 믿고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 대통령께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려 한다"고 말했다.
'5개월에 16억'이라는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제가 공직에 있으면서 전관예우를 해준 적이 없었기에 할 생각조차 없었고, 전관예우라는 오해 받지 않게 행동 조심했다"며 "억울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않았고 이들 편에 서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안 후보자의 총리직 지명은 세월호 참사로 무능력한 정부 대응을 보였던 정홍원 전 총리와 달리 '책임 총리'역할을 위한 쇄신의 의미가 컸다.
때문에 노무현 정부 시절 대검 중수부장으로 여야 관계없이 대선 자금 수사를 관철시키며 '국민검사'로 불리기까지 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변호사 개업후 5개월에 16억원이라는 소득을 올리는 등 전관예우 논란과 총리직 지명을 3일 앞두고 3억원을 기부한데 이어 전관예우 문제가 지적되자 다시 11억을 사회환원하겠다고 나서 기부 진정성에 의심을 샀다.
여기에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시절 나이스 홀딩스의 법인세 취소소송에 선임됐고, 위원장 퇴직 후에는 농협과 세금 소송 수임계약을 맺어 '관피아 척결' 대책으로 나온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에 정면으로 저촉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관피아 척결'의 적임자로 지명된 안 후보자가 각종 의혹으로 관피아 척결 '대상자'로 바뀌면서 야당은 칼날 검증을 예고하기도 했다.
후보로 지명된 후 일주일 동안 이밖에도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세금 탈루 의혹과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까지 불거지자 결국 박근혜정부에 부담이 됐다고 판단, 자진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로 위기를 맞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 역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당분간 총리 후속 인선과 함께 고민 중이던 내각 인선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